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이 될 경우 언론법 최종안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17일 신방 겸영을 허용하는 일부 수정 내용만을 공개했다. 야당에선 한나라당이 전체적인 틀에서 원안의 골격 그대로 직권상정 해 통과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나경원 한나라당 간사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적으로 소유 지분에 관한 최종적으로 야당과 협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정안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원안인 한나라당 당론인 것이고 야당과의 협상을 거쳐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야당과 검토해서 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직권상정 당일에 법안 공개…영국·독일 사례 고려한 일부 수정안만 공개

   
  ▲ 국회 문방위 한나라당 나경원 간사가 22일 직권상정 직전 국회 본청 4층 방청석 출입구를 막고 농성중인 민주당 의원, 당직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나경원 간사는 "수정안은 직권상정 하게 되면 미리 접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는 이제는 더 이상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문방위 소집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직권상정 당일에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간사는 "문방위원들이 사실은 원안 지분 소유에 대해서 굉장히 원안의 원칙을 고수하고 계신다"고 당 분위기를 전했지만, '한나라당 원안을 이미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는 보도를 언급하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날 나 간사는 최종안이 아니지만 지분율을 제외한 수정안 일부 내용만을 공개했다. △"신문, 대기업의 지상파, 종편, 보도 PP의 부분적 허용(여론지배력에 따라 범위 조정, 영국 사례)" △"대기업 및 일간신문 또는 뉴스통신은 2012년 12월31일까지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최다액 출자자 또는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가 될 수 없도록 경과조치" △"방송사업자는 30% 이상의 시청점유율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시청점유율 초과점유분에 대한 방송사업 소유제한, 방송광고시간 제한 등의 필요한 조치를 명함(독일 사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시청점유율? 신문·방송 합산하는 독일 모델 아닌 방송만 30% 규정

한나라당은 시청점유율에 대해선 "방송통신위원회는 여론 다양성을 보장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청점유율 조사 및 산정 등을 위해 시청점유율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해당 개인, 법인·단체 또는 기관에 자료제출 의무를 부과"하도록 했다.

시청점유율 정의는 "전체 텔레비전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총 시청 시간 중 특정 방송채널에 대한 시청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로 하고 산정범위는 "해당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 특수관계자 등의 시청점유율(가중치를 부여한 특수관계자 및 주식, 지분 소유하고 있는 다른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로 하기로 했다.

나 의원은 시청점유율은 매체 합산 방식을 사용하는 독일 모델과 달리 방송만의 비율이라며, 사전 규제로 "신문의 투명성 강조하는 면에서 앞으로 방통위에서 방송 사업자 진입을 (심사)하는 경우 그러한 규정을 둘 수는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 "직권상정 날치기 순간까지 공개 않겠다는 것은 국민적 저항 불러일으킬 것"

   
  ▲ 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사상 초유의 국회 본회의장 동시 점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야 4당 대표 간담회'가 열렸다. 이규택 친박연대 대표는 애초 예정과 달리 이날 불참했다. ⓒ노컷뉴스  

그러나 문방위 민주당 전병헌 간사는 "미디어법에 대한 최종안을 직권상정 날치기 순간까지 공개 않겠다는 것은 전 국민적 저항 불러일으킬 것"이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개정안과 관련해서 수정 검토했다고 해서 완화한 것처럼 하는데 교언영색"이라고 꼬집었다.

전병헌 간사는 영국의 사례를 인용해 지상파 지분율을 20%로 정한 것을 두고 "영국은 기본적으로 방송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문사가 발생부수 점유율 20% 이내라는 규정을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지분 비율을 발행부수 점유율과 혼동해서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간사는 "신문과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 경영권을 2012년까지 유예했다고 하는데 소유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현실적 기업 문화 풍토에서 이건희 회장이 6% 안 되는 지분으로 삼성을 소유 경영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간사는 시청점유율 제도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신문법 16조에는 신문 자료의 공개 의무 조항도 아예 원천적으로 삭제했다"며 "점유율을 계산해낼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MBC 사장 출신인 최문순 의원도 "2012년까지 디지털 전환하는 기간이라서 어차피 지상파 채널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시청 점유율을 30%로 뒀다고 하는데 MBC도 시청점유율이 보통 10%정도인데 30%라면 결국 규제를 하나마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창조한국당 "독일 시청자 점유율 제도 제대로 연구하신 것입니까"

이용경 정책위의장은 이날 밝힌 성명에서 "모든 당이 개정안을 다 공개했는데 대체 나경원의원은 수정안을 왜 공개하지도 않는 것입니까"라며 "하루 속히 소위 (언론법)'수정안' 이라는 것을 공개하고 떳떳하게 검증 받으라. 또한 직권상정 운운하지 마시고 제발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용경 의장은 이날 나 의원의 MBC <뉴스후>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나 의원은 한나라당 원안이 영국식보다 더 강력한 제한, 수정안은 독일식 제한으로 이중 잠금 장치를 했다고 주장하는데, 대체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용경 의장은 "독일 제도는 신문사의 발행부수 등 신문 산업에 대한 철저한 실태에 근거해서 나온 제도다. 현재 신문사의 발행부수조차 모르고서 사후규제로서 시청자 점유율 상한제도를 운영할 수 없다"며 "독일의 시청자 점유율 상한제도에 대해 제대로 연구를 하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신문법 경품 금지 조항 존치키로·사이버모욕죄 신설

한편, 신문법에 대해선 나경원 의원은 경품·무가지 금지 관련 조항 10조를 "다시 부활할 것"이라며 "폐지하는 법안 냈었는데 폐지 법안의 필요성을 많은 시민들이 공감해 폐지 않기로 하고 개정안 6조의 2로 수정안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모욕죄에 대해선 "그대로 가는 것으로 했다"고 해 신설될 예정이다. 위 두 내용은 이날 배포된 주요 수정 내용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자들 질문을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