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인 10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광고가 여럿 실렸다.

10일자 경향 1면 하단에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과 수의과대학 졸업생 일동 명의로 “더 이상 우리는 어떻게 참을 수 있으며 더 이상 그들에게서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이 게재됐다.

이 제목은 지난 1975년 4월 서울대 축산과 김상진씨가 유신독재를 규탄하며 농업대 교정에서 할복하기 직전 학우들 앞에서 낭독한 양심선언문의 첫 대목이다.

시국선언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수의과대학 졸업생들은 이 광고에서 “암울했던 유신독재의 시대, 한 젊은이가 민주주의 제단에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그로부터 34년이 흐른 오늘, 다시 그 어둠의 시대를 향해 돌진하는 오늘의 현실을 개탄하며 그의 양심선언문으로 시국선언을 대신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 7월10일자 경향신문 1면 광고.  
 
경향 2면에는 경성대학교 민주동문회의 시국선언이 실렸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저 위에 사람이 있다’는 뜨거운 외침은 시커먼 죽음으로 돌아오고, 촛불로 어둠을 밝히고자 하는 작은 희망은 공권력이라는 이름의 방패에 찍히고, 지난 정권의 모든 것은 지워야 한다는 유치한 폭력이 문화의 영역에서 횡행하고, 넉넉하게 우리를 품었던 아름다운 산하는 개발되지 못한 비효율의 상징이 되어 육중한 기계에 의해 파헤쳐지고,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래서 자사고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하면 주눅부터 들어야 하고, 거대재벌과 족벌언론의 방송을 통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을 만들려 하고, 사람사는 세상을 이루고자 했던 대통령은 스스로 부엉이 바위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오늘의 현실”을 비판한 뒤 “이제 더 이상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말하며 눈물 짓고 있지만은 않겠습니다…민주주의의 큰 바다로 나아가기 위하여 작은 힘모아 소중한 촛불 하나 들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 7월11일자 경향신문 2면 광고.  
 
경향신문 백면에는 쌍코 카페, 화장~발, 대장부엉이의 ‘훈내나는 바자회’ 수익금으로 제작된 노 전 대통령 추모 광고가 전면으로 실렸다. ‘하늘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광고에는 “투표 잘 하십시오. 희망 잃지 마십시오. 그래도 내 사랑,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들은 이날 한겨레 백면에도 “언젠가 사람사는 세상이 오면, 외쳐주세요. ‘야~기분 좋다!’. 그때 우리가 당신께 외치겠습니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문구가 담긴 추모 광고를 냈다.

   
  ▲ 7월10일자 경향신문 32면 광고.  
 
이날 경향신문에는 6면과 11면에도 피겨 스케이팅 동호회 홀림, ‘듀나의 영화낙서판(http://djuna.cine21.com/movies)' 게시판 사람들이 각각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 7월11일자 경향신문 6면 광고.  
 
   
  ▲ 7월10일자 경향신문 11면 광고.  
 
한겨레에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광고가 여럿 게재됐다.

1면에 광고를 게재한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는 엄마들’은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중에 했던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물려줍시다”를 인용,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7월10일자 한겨레 1면 광고.  
 
   
  ▲ 7월10일자 한겨레 3면 광고.  
 
3면에는 베이스볼파크와 엠엘비파크 회원들이 추모 광고를 냈고, 31면에는 국민대 총학생회 등이 민주주의 수호와 언론자유, 반값 등록금, 청년 실업·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는 광고를 냈다.

이 외에 이명박 정부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선언에 동참한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대통령 사과와 강압통치 중단, 반민주 악법 철폐 등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10면에 게재했고, 관악 주민과 정당사회단체(4면), 안양․군포․의왕 시민들(6면)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광고를 집행했다.

 

   
  ▲ 7월11일자 한겨레 10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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