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상주의에 반대하는 ‘미디어공공성포럼’ 소속 언론학자 138명이 정부·여당의 언론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성명을 6일 발표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향해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언론 법안 강행처리를 즉각 중지하고 △언론 법안에 다수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반영할 수 있도록 신문과 방송시장에 대한 조사, 국민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 조사를 실시토록 하며 △여야 합의 아래 언론 관계 법안을 새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일련의 시도를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언론학자는 이날 “언론 법안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언론법 개정안의 쟁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국민 여론수렴을 통해 언론법 개정의 향방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로서 일말의 기대”를 모았지만 “대국민 여론조사를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이 거부함으로써 미디어발전위 활동도 파행적으로 마감됐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여당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추천위원들 중심으로 작성된 반쪽짜리 보고서를 토대로 6월 임시국회에서 언론 법안을 강행 처리할 태세”이고 “자신들이 먼저 제안한 ‘언론법 4자회담’을 민주당이 받아들이자 언론법의 회기 내 표결처리 전제를 운운하며 스스로 회담을 결렬시키는 모순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여야 합의를 통한 법안 처리라는 국회 본연의 자세마저 외면하는 것”으로서 “의회 독재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한나라당 의도대로 언론 관련법이 개정되면 “재벌방송, 거대 신문재벌의 방송 겸영이 허가되어 가뜩이나 심각한 여론 독과점을 한층 더 심화시켜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고, 인터넷 규제와 검열을 통해 국민의 표현 자유와 기본적 인권을 침해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는 결국 “언론 다양성과 언론민주주의 발전보다는 재벌과 소수 과점신문에 기대 기득권층의 사회적 여론지배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디.

   
  ▲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언론학자들은 또 “‘미네르바’의 구속으로 상징되는 표현의 자유 억압, 허가제로 변질된 집회의 자유 말살, MBC 에 대한 강압적 수사과정에서 빚어진 사생활침해, 관계 기관이 총 동원된 공영방송 장악 및 비판언론 길들이기가 작금의 한국 사회와 한국 언론의 현실”이라고 낱낱이 열거하며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언론과 표현의 자유, 언론민주주의의 측면에서 2009년 한국사회는 이미 심각한 후퇴를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 특정 신문과 재벌을 위한 언론 법안이 강행 처리되어 통과된다면, 여론다양성과 민주주의는 다시 회복키 어려운 상황으로 악화될 것이며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체제마저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한나라당은 언론 법안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한나라당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언론법 개정안을 기어이 강행처리하려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 법안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특히 우리 언론학자들을 비롯한 언론현업 종사자들은 신문과 방송 겸영, 재벌 방송 허용을 골자로 하는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은 여론다양성과 언론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온다는 것을 지적하며 이에 반대해 왔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국민의 여론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우여곡절 속에 여야 합의로 탄생했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는 언론법 개정안의 쟁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국민 여론수렴을 통해 언론법 개정의 향방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로서 일말의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여론수렴의 대전제인 대국민 여론조사를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이 거부함으로써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활동은 파행적으로 마감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추천위원들 중심으로 작성된 반쪽짜리 보고서를 토대로 6월 임시국회에서 언론 법안을 강행 처리할 태세이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먼저 제안한 ‘언론법 4자회담’을 민주당이 받아들이자, 언론법의 회기 내 표결처리 전제를 운운하며 스스로 회담을 결렬시키는 모순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행보는 결국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여야의 합의를 통한 법안 처리라는 국회 본연의 자세마저 외면하는 것으로, 다수 의석에 힘입은 의회 독재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은 왜 국민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면서까지 언론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고 하는가? 한나라당이 의도한대로 언론 관련법을 개정한다면 재벌방송, 거대 신문재벌의 방송 겸영이 허가되어 가뜩이나 심각한 여론 독과점을 한층 더 심화시켜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인터넷 규제와 검열을 통해 국민의 표현 자유와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할 것이 분명하다. 결국 한나라당의 언론법 강행 처리는 언론 다양성과 언론민주주의의 발전보다는 재벌과 소수 과점신문에 기대 기득권층의 사회적 여론지배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언론과 표현의 자유, 언론민주주의의 측면에서 2009년 한국사회는 이미 심각한 후퇴를 경험하고 있다. ‘미네르바’의 구속으로 상징되는 표현의 자유 억압, 허가제로 변질된 집회의 자유 말살, MBC PD수첩에 대한 강압적 수사과정에서 빚어진 사생활침해, 관계 기관이 총 동원된 공영방송 장악 및 비판언론 길들이기가 작금의 한국 사회와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여기에 특정 신문과 재벌을 위한 언론 법안이 강행 처리되어 통과된다면, 여론다양성과 민주주의는 다시 회복키 어려운 상황으로 악화될 것이며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체제마저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독선과 독주 속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일련의 시도를 즉각 중지하라.

하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언론 법안 강행처리를 즉각 중지하라.

하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언론 법안에 다수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하라. 신문과 방송시장에 대한 조사, 국민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 조사를 실시하라.

하나. 이러한 절차를 거쳐 여야가 합의하여 민주주의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언론 관계 법안을 새로 마련하라.

2009년 7월 6일

언론 법안 강행 처리를 반대하는 언론학자 일동

서명 참여 언론학자 명단(무순)

강태완(경희대), 최영묵(성공회대), 권혁남(전북대), 김영주(경남대), 박춘서(경남대), 안차수(경남대), 임동욱(광주대), 최경진(대구가톨릭대), 신병률(경성대), 이경숙(한국디지털대), 오미영(서울여대), 강진숙(중앙대), 최영균(동국대), 조항제(부산대), 신태섭(전 동의대), 유홍식(서울여대), 강상현(연세대), 윤각(서강대), 류웅재(한양대), 김동규(동명대), 이은택(방통대), 조맹기(서강대), 이상길(연세대), 이강형(경북대), 오종환(경성대), 김진두(서일대), 정의철(상지대), 정현선(경인교대), 이창현(국민대), 김창남(성공회대), 김남석(경남대), 정상윤(경남대), 이범수(동아대), 장택원(대구가톨릭대), 한태학(영산대), 김형일(극동대), 허진(창원대), 송기인(경성대), 이광석(성공회대), 전영우(인천대), 하종원(선문대), 김민기(숭실대), 정재철(단국대), 김승수(전북대), 김평호(단국대), 김은규(우석대), 안병규(인제대), 이병섭(인제대), 이효성(성균관대), 손병우(충남대), 강길호(영남대), 김동민(한양대), 박진규(서울여대), 박용규(상지대), 한희정(숙명여대), 정연우(세명대), 윤태진(연세대), 주동황(광운대), 이희은(조선대), 차재영(충남대), 장낙인(우석대), 박종수(수원대), 백미숙(서울대), 임동환(한남대), 이승선(충남대), 심영섭(건국대), 김영순(인하대), 오정호(세종대), 김연식(동의대), 정인숙(경원대), 김경호(제주대), 최낙진(제주대), 고영철(제주대), 최용준(전북대), 채백(부산대), 원용진(서강대), 김창룡(인제대), 김상호(대구대), 김훈순(이화여대), 이오현(전남대), 김경환(상지대), 김미라(서울여대), 정재민(서울여대), 남궁협(동신대), 문상현(광운대), 권장원(대구가톨릭대), 김예란(광운대), 이건혁(창원대), 박홍원(부산대), 송정민(전남대), 이상기(부경대), 김경희(한림대), 송현주(한림대), 이황석(한림대), 정연구(한림대), 홍석민(한림대), 황인성(서강대), 윤태일(한림대), 박근서(대구가톨릭대), 신호창(서강대), 김서중(성공회대), 이진로(영산대), 정수영(성균관대), 이기형(경희대), 류한호(광주대), 김민수(서강대), 이원섭(경원대), 염찬희(성공회대), 김수정(충남대), 윤영태(동의대), 이남표(성균관대), 김동윤(대구대), 정미정(성균관대), 나미수(전북대), 김진웅(선문대), 이상훈(전북대), 양문희(상지대), 이영원(우석대), 김수철(한국외대), 이정춘(중앙대), 문종대(동의대), 이재신(중앙대), 이승조(중앙대), 전규찬(한예종), 이영주(한예종), 이준웅(서울대), 황용석(건국대), 박승대(성공회대), 양문석(공공미디어연구소), 김균(서강대), 윤석년(광주대), 민영(고려대), 김주환(연세대), 이용성(한서대), 김연종(단국대), 나낙균(인제대), 최병진(광주대), 김성재(조선대)
(총 13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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