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가 매달 2회 발행하는 시정홍보지 ‘원주행복’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욕설을 암호화 한 만평이 실린 채 배포돼 시가 해당그림을 그린 화백을 상대로 법적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강원일보 18일자 보도로 처음 알려졌으며 다수 언론들이 관련내용을 전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일보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원주시가 지난 1일자로 발행한 ‘원주 행복’ 제230호 12면 만평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제목으로 ‘호국영령’이라고 쓰인 비석 앞에 묵념을 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으나, 비석 아래 제단 옆에 적힌 상형문자 모양의 문구를 세로로 살펴보면 ‘이명박 개새끼’ ‘이명박 죽일 놈’이라는 글자가 드러난다.

   
  ▲ ⓒ강원일보  
 
강원일보는 “이 같은 황당한 사건은 17일 오전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의 공식 블로그에 한 시민이 캡처 화면과 함께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며 “원주시 관련부서는 시정 홍보지가 발행된 지 2주일이 넘도록 이 같은 상황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행복 원주’는 회당 2만2000부 발행되는 간행물로 원주의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 혹은 일반가정에 주로 배송되며 1500여부는 다른 시·도에 거주하는 원주 출신 인사들에게도 발송되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원주시는 논란을 제공한 최아무개 화백의 만평 기고를 중단키로 결정하고 최 화백을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주시 공보실 관계자는 “우리로선 억울한 입장”이라며 “화백이 2002년 8월부터 100여회 넘게 만평을 그렸는데 그동안 일상적 내용이 담긴 평범한 만평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터질 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그는 “문제가 된 만평을 보면 알겠지만 외관상 문제점을 볼 수 없었다”면서 “우리도 알았다면 싣지 않았을 것이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강조한 뒤 “공공기관에 배포되는 만평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것 아닌가? 우리를 속였기 때문에 우선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식적으로 배포된 관공서 등을 중심으로 수거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1일자로 발행돼 2~3일 안에 배포가 끝난 상황이라 개인적으로 발송된 것은 회수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만평을 그린 최 화백은 “지금은 말하기 곤란한 처지다. 이해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