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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을 향한 '쓴소리'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던 SBS TV 심야뉴스 <나이트라인> 편상욱(사진) 앵커가 연일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을 내놓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편 앵커는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용 만장에 대나무 대신 PVC 파이프를 사용토록 한 것과 관련, 장례식 전날인 지난 28일 밤 <나이트라인> 마무리 말을 통해 "장례에 만장을 쓰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만장을 PVC에 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 같다"며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부 방침이 '상식'을 벗어났다는 얘기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위해 불교계가 만장 2000여 개를 준비했는데 이 만장에 대나무가 아닌 PVC 파이프가 사용된다고 한다. 정부가 시위용품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한 뒤 "만장은 대나무에 매달아 망자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한 뒤 태우는 게 관례다. 불교계는 불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사 쪽은 이에 앞서 만장 제작에 사용하기 위해 전남 담양에서 4m 길이의 만장용 대나무 2000여 개를 확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친필로 만장 글씨를 쓴 것을 시작으로 불교계와 일반 조문객의 참여 아래 만장을 제작해 왔다.

편 앵커의 거듭된 정부 비판적 발언에 시청자·누리꾼들은 염려 섞인 격려를 보내고 있다. 그는 27일 밤 뉴스에서도 '경찰이 본연의 의무를 망각하고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의 클로징 멘트를 한 바 있다.

시청자 김명섭씨는 SBS 뉴스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뉴스를 볼 때마다 답답했는데 편 앵커의 한마디가 국민의 가슴을 통쾌하고 시원하게 해 줬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썼다. 최종호씨는 "앞으로도 정부 눈치 보지 말고 제대로 된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편 앵커에 주문했다.

아이디(ID) '세박자'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 전용 게시판 '아고라'에 남긴 글에서 "이런 분이 언론에 계신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론 (MBC TV <뉴스데스크>의 공동 진행을 맡아오다 최근 하차한) 박혜진·신경민 앵커의 뒤를 잇게 되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된다"고 했다. ID 'Down Incognito'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말을 해도 바른 소리 한다고 평가되는 이 나라 현실이 걱정"이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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