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 위원들이 잇달아 물러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지부장 한태선)는 정권의 주문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위원 교체작업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일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박천일 위원(숙명여대 교수)이 최근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박 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위원에 앞서 박정호 위원(고려대 교수)과 정종섭 위원(서울대 교수)도 지난 3월과 4월 잇달아 사퇴해 각각 전용진 위원(정보통신연구진흥원 센터장)과 권호창 위원(전 대한변협 법제이사)으로 교체된 바 있다.

박정호·정종섭 전 위원은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으며, 박천일 위원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사의표명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천일·박정호 위원은 지난해 대통령이 추천했으며, 정종섭 위원은 국회의장이 추천했으나 임기를 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거나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지부는 19일 성명을 내어 “9명의 위원 중 3명의 위원이 자의든 타의든 사의를 표하고 새로운 위원이 임명되는 과정을 보며 깊은 자괴감에 빠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정권의 주문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위원들을 전원 교체하는 것인가”라며 “위원들의 거취마저도 불안정한 위원회가 어찌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놓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방통심의위는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3명, 국회 상임위 방송통신특별위원회가 3명을 추천해 9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임기는 3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