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지난 11일자에 게재한 경북 안동의 임하댐 사진이 논란을 낳고 있다.
사진에는 임하댐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는 설명이 붙어 있지만, 댐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쪽은 “임하댐에 물이 차 있는데 조선이 원래 물이 안 차는 곳을 찍어 오해의 소지를 낳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은 11일자 10면 <“물관리 비상 상황…국가적 결단 필요"> 기사에서 “정부의 물관리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임하댐을 찾은 이 장관의 모습과 바닥이 드러난 임하댐 사진을 실었다.

   
  ▲ 조선일보 3월11일자 10면.  
 
조선은 댐 사진에 “가뭄만 탓할 일일까. 물이 차 있어야 할 안동 임하댐이 맨땅을 드러냈다. 9일 현장을 보러 온 이만의 환경장관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그는 정부의 물관리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고 했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에 대해 평화뉴스는 17일 “조선일보가 왜 하필이면 댐 전체가 아닌 홍수 조절용 수문과 접근수로부 앞 ‘바닥' 사진을 실었는지 모르겠다"는 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임하운영팀의 문제제기를 보도하고 “‘4대강 사업'으로 논란이 많은 만큼, ‘바닥 드러낸 댐' 사진은 이 사업의 필요성을 강변하는 듯한 오해와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가 지난 9일 촬영할 당시 임하댐 수위는 139m였다. 수자원공사는 조선일보 보도 직후인 지난 11일 이 사진을 찍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조선일보 촬영시점인 지난 9일부터 수자원공사가 사진을 찍은 11일 사이 안동지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임하운영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조선이 찍은 ‘접근수로부'는 홍수기 방류 때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점을 감안해 물이 넘어가는 ‘턱'을 만든 것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예년에도 갈수기에 자주 바닥을 드러낸다. 수자원공사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언론사가 기사 효과를 위해 촬영 장소를 달리 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원래 물이 안 차는 곳을 배경으로 찍다 보니 임하댐에 정말 물이 없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 2006년 임하댐 시설 현황(취수탑, 접근수로부, 여수로). ⓒ한국수자원공사 임하운영팀  
 
이에 대해 사진을 찍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현장에서 안동댐 관리단과 이 장관의 질의응답을 들어보니 임하댐이 역대 최대로 수위가 내려가 있다고 해 그 상황을 보여주려면 물이 있는 하천보다 바닥이 드러난 사진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장소를 옮겨가며 이 장관을 동행취재하다 보니 댐 전체를 조망하는 사진을 찍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사진 선택 아니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가뭄 상황을 이용하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고, 개연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특히 관리 등 인재상의 문제는 없는지 짚어보려 했던 것인데, 보는 사람에 따라 그것이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도에 부합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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