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세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덕담 중 하나다. 결국 믿을 건 돈뿐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불안의 시대인 탓이다. 돈을 물신처럼 섬기는 것도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돈은 현대사회의 종교가 됐다.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는 700회 특집 2부작 '돈 나라 사람 나라'를 10일과 17일 밤 11시10분에 각각 방송한다. 지난 16년 간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다룬 돈 관련 소재들을 살펴 돈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통시적으로 정리하고,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돈 철학'은 어떤 것인지 설문을 통해 알아보려 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는 700회 특집 2부작 '돈 나라 사람 나라'를 10일과 17일 밤 11시10분에 각각 방송한다. ⓒSBS  
 
10일 방송하는 제1부 '돈 세상에서 살아남기'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한국인에게 돈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조명했다. 460만 원 때문에 주유소를 습격한 네 명의 고등학생, 동급생들을 상대로 사채놀이를 하고 있다는 한 초등학생, 병원비 10만 원이 없어 야반도주했다 30년 지난 뒤 50만 원을 들고 나타난 폐지 줍는 할머니, 고급 외제차로 백화점 명품관을 드나들면서도 돈이 없다며 정작 세금은 내지 않는 '가난한 부자' 등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700회를 맞아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10억 원 이상의 돈을 준다면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53%에 이르렀다.

   
  ▲ ⓒSBS  
 
17일 방영 예정인 2부 '얼마면 만족하시겠습니까?'에선 한국에서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해선 얼마가 필요하다고 여기는지를 사람들에게 묻는 한편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 돈을 많이 벌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등에 대해 살폈다. 제작진의 설문조사 결과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해 필요한 액수가 얼마냐'는 질문에 '20억 원 정도'라고 답변한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중 53%가 그 정도 돈을 모으는 게 불가능할 것 같다고 대답한 게 문제"라고 제작진은 지적했다.

프로그램은 미국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에드 디너 교수의 연구 결과도 보여준다. 디너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 400위 안에 드는 부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케냐 초원에서 마른 소똥으로 집을 짓고 사는 원주민과 비슷한 정도다. 또 연평균 소득 1만 달러 이상이 되면 소득이 늘어나도 삶의 만족도는 더 높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제작진은 "심리학·행동경제학의 연구 성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여러 실험을 통해 우리가 돈에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돈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며 삶에서 최대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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