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이병순 KBS 사장 체제의 KBS 노동조합 정·부위원장 투표가 시작돼 그 결과를 두고 언론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S 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저녁 7시부터 개표작업을 벌인 뒤 최종 순위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12대 KBS 노동조합 정·부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4개팀은 지난 21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마쳤다.

유권자가 4300여 명에 이르는 이번 선거에는 모두 3800명 정도(85%)가 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돼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26일 밤 개표를 통해 1위 후보가 과반이 넘지 않으면 12월1∼3일 1,2위 후보에 대한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

각 후보들은 이병순 사장의 ‘전횡’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 노조집행부에 대해 혹평을 해 관심을 끌었다.

기호 2번의 박정호 노조 부위원장 후보는 “지난 2년 간 현 노조는 친정(정연주) 반정에 얽매여 지난 8월 이후 전개된 사장교체과정, 취임 후 보복인사, 프로그램 개편에 맞서야 하는 조합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4번 김영한 노조위원장 후보는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 투쟁을 두려워한 노조이며 노조답지 못한 노조였다”며 “이병순 취임 직후 (박승규 현 노조위원장이) ‘낙하산이 아니다’라고 규정한 순간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식물노조가 돼버렸다”고 밝혔다.

3번 문철로 위원장 후보도 “이념도 진실성도 없는 노조”라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현 집행부를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지목된 1번팀(강동구·최재훈)의 최 후보는 “우리 후보팀이 11대 노조를 계승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질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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