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자연합회(회장 임정환)가 주관한 제2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뉴스부문에 MBC 이세옥·이정신 기자(쌀직불금 한나라당 의원 2명 수령), KBS 유광석·김건우 기자(고려대 특목고 우대 전형 의혹)가, 기획보도부문에 SBS 박수택 전문기자 등 7명(생명의 땅 습지)과 MBC 김수진·이호찬·김병헌 기자(연속기획 식탁의 세계화)가 각각 수상했다. 이 가운데 MBC의 이세옥 기자와 김수진 기자는 사내 결혼을 한 부부로 나란히 기자상을 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편집자

고려대학교의 특목고 우대 전형 의혹을 밝혀내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수상한 유광석(37) KBS 기자는 24일 "고대가 새 정부 들어 실시된 입시자율정책의 '자율'을 이용해 자신들이 선호하는 학생만 골라뽑으려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입장표명을 않고 있는 고대에 대해 "책임있는 대표적 사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유 기자는 이날 인터뷰에서 "대학이 발표한 전형(자료)만 보고 입시를 준비했던 학생과 교사 학부모는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대학의 입시전형계획은 사회적 약속임에도 겉다르고 속다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한 것은 수험생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기자와 김건우 기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2일까지 5차례에 걸쳐 고대의 특목고 우대 선발 의혹을 집중 보도해  이달의 방송기자상 뉴스부문상을 수상했다.

-보도계기는.

   
  ▲ KBS 유광석 기자.  
 
"시작은 제보에 따른 것이다. 문제가 된 고려대 수시 2학기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발표 다음날인 10월24일 여러 경로를 통해 제보가 들어왔다. 진학담당 선생과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이 당연히 합격할 걸로 예상했는데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고려대 홈페이지를 보니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최종 합격자도 아닌 17배수를 내신만으로 선발하는 것이었는데 내신 1∼2등급의 수험생들이 떨어졌기 때문에 반발이 더 컸다. 앞서 특목고생 골라 뽑으려하는 이기적인 대학들이 그동안에도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4∼5차례 연속해서 보도했는데.
"첫날 단독보도로 1보를 내보낸 이후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를 파헤치고자 했다. 내신성적 산출공식(교과성적 산출공식)이라는 데 문제의 원인이 있었다. 진학담당 교사와 전문가들도 다들 그 공식을 지목했다. 매우 복잡한 내신등급 산출 공식으로 여기엔 온갖 수학기호란 기호는 다 있었다. 핵심은 내신(교과)의 영향력을 줄이고, 비교과(토익·토플 등 외국어 성적 및 교내외 수상실적) 성적으로 당락을 결정짓게 한다는 것이다."

-취재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고대가 당사자인데 전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명이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모르나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다. 항의도 없다. 진학담당 교사들이 집단 항의방문까지 했는데도 말이다. 결과만 놓고 봐도 고대가 새 정부 들어 실시된 입시자율정책의 '자율'을 이용해 자신들이 선호하는 학생만 골라뽑으려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나.
"대학이 겉다르고 속달랐다는 점과 비도덕성에 있다. '교과 90 비교과 10'이라는 기준에 따른 전형만 보고 준비했던 학생과 교사 학부모는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학이 내세운 전형계획은 사회적 약속이다. 속으로는 다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수험생을 속인 것이다. 홈페이지엔 민족고대가 아닌 귀족고대를 지향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글도 있었다. 특목고만 선발하려는 것을 꼬집어서"

-이명박 정부의 입시정책에 따른 문제도 있나.
"새 정부들어 외형적인 입시의 틀이 바뀌었다. 정부는 입시 주관이 교과부서 대교협으로 옮겼고, 3단계에 걸쳐 자율화하겠다고 공언했다. 큰 지형이 바뀐 것만은 분명하다."

-향후 개선책이 있다면.
"고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대교협은 소명서만 받아놓고 입시가 끝난 뒤 본격조사에 들어가겠다고만 한다. 내년 2월이면 입시는 다 끝난다. 학생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진단을 해야 내년에도 제대로 학생과 교사들이 대비할 수 있다. 학교현장의 혼란, 진학지도의 방향을 위해서라도 고대가 매듭을 짓고 가야 한다. 이런 대처방식은 책임있는 대표적 사학이라고 보기 어렵다."

-리포트 순서로는 뒤쪽에 있던데, 좀 더 전진배치됐어야 하지 않나.
"편집에는 편집권한이 있고, 전체적인 걸 봐야 할 것으로 이해한다. 앞부분에 배치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나마 교육담당 기자들의 요구로 연속으로 4∼5건이 보도되기라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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