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출입기자단과 SBS 간부진, 방송작가협회, 관광레저기자단, 지역주재기자단 등이 단체로 방문하거나 홍보팀의 방문을 받아 수백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고 스키장 시즌권까지 제공받은 정황도 발견됐다. 특히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 등 지역 일간지들은 주기적으로 수천 만 원대에 이르는 협찬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관광레저기자단은 지난해 4월 20만 원 상당의 점퍼를 지원받기도 했다.
강원랜드의 과도한 접대비 지출이 문제되는 것은 접대를 받은 언론사들이 강원랜드의 비리 의혹을 눈감아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원랜드 전 본부장 등이 구속 기소되고 조일현 전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최욱철 의원 등이 소환 조사됐거나 수사선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최근 자살한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도 이 사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당수 언론이 이 사건을 축소하거나 강원랜드의 이름을 빼고 보도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강원랜드에서 작성한 서류가 맞다”고 확인해줬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스키장을 처음 개장하면서 방문한 언론사 기자들에게 홍보 차원에서 무료 이용권을 배포했는데 그 비용이 많이 잡힌 것 같다”면서 “다른 지역 기자들은 초청을 해도 쉽게 오기 힘드니까 취재 편의 차원에서 숙식을 제공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로는 장부에 적힌 것보다 훨씬 적게 지출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광고선전비 집행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히 취재 편의 제공 차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월 강원도청 출입기자 간담회 때는 15명 기자들에게 행사비 530만원과 무료 이용권 405만원 상당이 지출된 것으로 나와 있다. 1인당 62만원이 넘는 셈이다. 5월 산업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 때는 2443만원 상당이 지출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1인당 60만원 꼴이다.
이밖에도 4월 관광·레저기자들 간담회 때는 20만원 상당의 점퍼를 맞춰서 나눠주는데 675만원 상당이 지출됐고 9월 한국방송작가협회 방문 때는 26명이 참석해 848만원 상당의 무료 이용권을 비롯, 1028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밖에도 편집기자협회 회원 20명에게 443만원, 경제지 사진부장단에게 100만원, KBS 아나운서 가족에게 173만원 상당이 지급됐다.
이밖에 두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지역 주재기자들 기자간담회에도 수백만원씩 지출됐다. '투어'라는 항목으로 기재된 지출 내역도 주목된다. 7월에는 조선일보 외 51개사에 콘도 208실, 석식 이용권 832매를 비롯해 9048만원이 지출됐다. 1월에도 콘도 250실, 스키장 이용권, 1천매를 비롯해 1억2575만원이 지출된 내역이 기재돼 있다. 스키장 개장에 맞춰 11월에는 출입기자단에 스키장 이용권이 800매 이상 뿌려졌다. 매당 8만9천원꼴로 계산돼 있는데 이것만 해도 모두 7천만원이 넘는다.
광고비와 별도로 협찬 관련 지출도 상당한 규모다. 특히 지역 일간지가 많은데 강원일보가 4차례에 걸쳐 2억6720만원을 협찬 받은 것을 비롯해 강원도민일보가 5차례에 걸쳐 2억7500만원을 협찬 받았다. 지난해 전체 협찬 지출 비용은 7억1970만원에 이른다. 강원일보 등 언론사에 마카오와 말레이시아 등 지역기자 탐방 명목으로 3559만원을 지급한 내역도 기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