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첫 라디오연설을 방송한 KBS가 일선 PD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고 20일 KBS 라디오PD들이 전했다.

청와대가 최근 오는 11월3일로 대통령 라디오연설을 연기해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라디오본부 소속 PD 등 조합원들은 지난 13일 첫회 방송된 과정에 대해 청와대의 사과와 유감표명 없이는 불가하다고 천명했다.

KBS "이명박 첫 라디오연설 방송 의견수렴 못한 점 유감표명, 재발방지 노력"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날 KBS 노동조합 중앙위원인 정일서 PD에 따르면 서기철 라디오편성제작팀장 등 5명의 라디오본부 팀장과 5명의 일선 PD들은 지난 17일 열린 라디오 편성위원회에서 "지난 13일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이 KBS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사태와 관련해 많은 후배 PD들의 의견을 종합 청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라디오위원회를 통해 PD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선 라디오 PD 대표들은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와 유감표명을 하지 않는 한 라디오연설 방송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간부들은 "청와대의 사과와 유감표명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PD들 "청와대 사과·유감표명 없이 향후 방송논의 불가" KBS "원칙적 동의…노력할 것"

이에 따라 라디오 PD들은 "청와대의 '11월3일 제2회분 방송' '격주 실시' 'KBS 등과 계약' 등의 주장은 사과와 유감표명이 전제되지 않는 한 무의미할 뿐 아니라 언급할 가치도 없으므로 불가한 일"이라고 재차 천명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9일 "순서대로 하면 다음 방송은 오는 27일이어야 하지만, 그날은 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이 있는 데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직후라 준비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오는 11월3일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은 KBS와 교통방송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전 녹음 방식으로 하되, 분량은 첫회(8분30초)보다 약간 줄여 7분 안팎으로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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