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이 지난 8월8일 KBS 사내에 경찰병력을 투입해 사원들의 저항을 강제진압한 데 대해 "경찰 업무 집행 위해 필요하다면 이사회 요청이 없어도 (투입해 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또다시 파문을 낳고 있다.

이 서장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KBS 국정감사에서 이용경 선진과창조의모임 의원이 '경찰의 KBS 진입이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인지 모르냐'고 묻자 "정당한 요청에 따라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이 선진과창조의모임 소속 이용경 의원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 "8·8 사장해임제청하는 날, 정 사장이 투입요청할 리 없다고 판단"

이 서장은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혼자서 결정했단 말인가'는 질의에 "사장만 경찰 투입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당일 이사회 자체가 사장 해임 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사장이 요청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고…"라고 답했다. 이어 이 의원이 "그걸 경찰서장이 판단하느냐"고 따져 묻자 이 서장은 이렇게 답했다.

"임명 제청권을 가진 이사회가 요청했기에, 경찰 업무의 집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이사회 요청이 없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업무에 필요하면 이사회 요청 없어도 경찰 투입할 수 있다"

이 서장은 지난 8월27일 이병순 KBS 사장의 취임식날 아침 이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사원들이 '권력의 방송장악에 동원되는 데 부끄럽지 않느냐'고 따져묻자 "신경쓰지 마라. 난 명예가 없는 사람이다. 원래 창피한 사람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특히 현장에 있던 KBS 사원들이 '너무 막나가는 게 아니냐'고 하자 "여기 있는 사람들은 언론계에 있는 사람이다. 입이 발달해있으니 주의하라"고 주변의 경찰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당시 '왜 경찰이 도발하느냐' '수준이 그 정도냐'는 사원들의 반박에 "당신들이 도발한 것 아니냐" "당신들과 내가 수준이 비슷하다"고 답해 한때 분위기가 격해지기도 했다.

   
  ▲ 8일 오전 KBS 사옥 안에서 이사회를 저지하려는 KBS김현석 기자협회장을 경찰이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8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안에서 권혁부 이사(가운데)가 이사회를 마치고 경찰과 청경들이 확보한 통로를 통해 빠져 나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사회를 저지하려는 KBS직능단체소속 직원이 경찰들로부터 얼굴과 목덜미, 온몸을 사로잡힌채 끌려나오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작전에 돌입한지 네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경 이사들의 퇴로를 확보해주고 유유히 KBS사옥을 빠져나오는 사복경찰들은 카메라를 보고 웃어주는 여유까지 보인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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