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감사팀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에서 활동을 벌였던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감사실 출두를 통보해 표적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KBS 감사팀, 사원행동 사원들에 잇단 무더기 감사 통보

26일 보도본부와 편성본부·TV제작본부·라디오본부 등 KBS에 따르면 KBS 감사팀은 이날 보도본부 소속 기자 중 사원행동에 참여했던 기자 4명과, TV제작본부 등에 소속된 PD 중 사원행동에 참여했던 PD 7명 등 이날에만 무려 10여 명의 사원들에게 이날 안에 감사실로 와서 감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 지난 18일 낮 12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 모여 전날 밤 이병순 사장이 기습적으로 한 보복성 인사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벌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앞서 감사팀은 지난 24∼25일에도 4∼5명의 사원들에게 출석을 통보한 바 있어 현재까지 모두 20명 안팎에 달하는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감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통보를 받은 기자와 PD들은 감사팀의 무더기 통보에 대해 일단 출두를 연기하거나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며, 감사의 방향이 사원행동 소속 사원에게만 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사원행동 차원의 집단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당 사원들은 이날 저녁 함께 모여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 PD는 "이는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만을 징계하겠다는 감사팀의 의사표현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사원행동 차원 집단대응키로 "노조는 왜 빼나…잘못된 이사회 항의를 감사? 옳지 않아"

출석통보를 받은 보도본부의 한 기자도 "지난달 25일 이전까지 '이사회 저지' '낙하산 사장 반대' '경찰 난입 항의' 투쟁 과정에서는 사원행동 뿐 아니라 KBS 노조가 함께 참여했음에도 사원행동만 마치 핀셋으로 집듯이 출석 통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향후 사원행동이나 기자협회 PD협회 차원에서 함께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보도본부의 다른 기자도 "(사장 해임과 임명제청을 한) KBS 이사회의 의결 과정이 정상적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를 막았다고 마치 해사행위를 한 것처럼 여겨 감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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