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이 24일 이병순 KBS 사장의 조직개편 시도에 대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대팀제를 무조건 부정하고 과거를 회귀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KBS 노조는 이날 발행한 KBS노보에서 최근까지 경영진이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 과정을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KBS는 조직개편과 관련한 각 본부와 센터의 의견을 수렴해 단일안을 작성해 인사기획팀에 제출하라고 지시해 지난 23일까지 의견수렴절차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이병순 KBS 사장이 자신을 반대한 사원에 대한 무차별 보복인사와 징계절차, 이명박 정권 비판 프로그램 폐지 등에 이어 이번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흔들기까지 나섰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BS 보복인사·사원 징계절차·프로그램 개편에 이어 이번엔 조직흔들기?

   
  ▲ 24일 발행된 KBS 노보에 실린 이병순 KBS 사장 사진.  
 
경영진이 발송한 공문에는 △일 중심의 창의적 탄력적 조직 설계 △자원 배분의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 강화 △정책기획 및 통합 조정 기능 강화 △팀제의 장점 활용 및 문제점 개선 등을 착안하라고 적시돼있다고 노조는 소개했다. 팀제 개편과 관련해 "자율적·창의적 조직 문화는 더욱 확산되도록 하되 중간관리 기능 및 팀 간 업무협력 미흡과 동기 부여 약화는 개선하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고 전했다.

노조는 "사측의 조직개편 의견 수렴 과정을 지켜보면 다분히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불과 일주일 남짓 기간에 각 본부와 센터 선임팀에서 의견을 수렴해 단일안을 만들어 제출하라는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은가. 조직개편은 한번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 폐해가 최소한 몇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이병순 사장의 조직개편 시도의 본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 24일 발행된 KBS 노보 1면  
 

KBS노조 "일주일 만에 단일안 만들라? 팀제 없애려는 목적이라면 동의 못해"

"사측은 이번 조직개편이 과연 무엇을 위한 조직개편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전임 사장 시절 시행한 팀제에 일부 부작용이 있었으니 대팀제를 무조건 부정하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는 그런 조직개편에 동의할 수 없다. 팀제 이전의 이른바 '국부제'로 돌아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요식행위에 불과한 의견수렴절차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사측이 속내를 드러내고 '국부제'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더 솔직하지 않은가."

노조는 "항간에는 11월 초순경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며 "한 달 정도 남은 기간에 KBS와 같은 대규모 지직의 개편작업을 완료하겠다는 사측의 야심찬(?) 계획을 보면 기가 찰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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