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 사장이 최근 사원들에 대한 대대적 ‘보복성’ 인사, <미디어포커스> 등 일부 프로그램의 사실상 폐지방안 검토, 사원행동 사원 징계를 위한 감사착수 등 초강수를 두자 기자와 PD들이 줄을 이어 반대성명을 내고 인사철회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을 결의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7일 밤 ‘기습적으로’ 한 95명의 사원인사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에서 활동했던 사원 47명, 사내게시판(KOBIS)에 비판적인 글을 올렸던 사원 등을 대거 지방 또는 한직으로 전보 조치했다. 보도본부 탐사보도팀의 경우 소속 기자들의 절반 가량을 다른 부서로 이동시켰고, 기술직 사원 중 사원행동 활동을 했던 사원은 지방 송신소로 발령을 냈다.

또 KBS 감사팀은 비슷한 시기 이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에 대한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감사팀은 일부 책임자에 대해서는 해임·정직 등 중징계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KBS 편성본부는 △<생방송 시사투나잇>을 폐지와 시사토크 프로그램 신설 △<미디어포커스>의 시간대와 명칭 변경 △<시시기획 쌈>의 채널과 명칭·시간대 변 등의 방안을 제작진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S PD협회는 23일 오후 총회를 열어 △9·17 인사 전면 철회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등 일부 프로그램 폐지 논의 즉각 중단 △이를 위한 무기한 항의농성 △요구사항 거부 시 제작거부 투쟁 등을 결의했다. 앞서 지난 18일엔 공사 15∼17기 입사 PD 52명이, 19일 20∼21기 45명, 22일 18∼19기 37명과 26∼34기 183명, 23일 22∼25기 153명 등 모두 480명의 KBS PD들이 자신의 실명을 내걸고 이병순 사장의 인사 철회와 부당한 프로그램 폐지 중단을 촉구했다. 전체 PD 940여 명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KBS 기자협회도 지난 22일 보도본부장실 앞에서 부당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인 데 이어 23일부터는 ‘부당인사 철회와 (직제개편 및 편성에서의) 일방독주 저지’를 위한 전 기자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미디어포커스><시사기획 쌈><시사투나잇> 등의 제작진은 22,23일 잇따라 성명 등을 내어  “채널 명칭 시간대 변경 등은 사실상 폐지나 마찬가지로, 이런 식의 성급하고 졸속적인 개편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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