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9일 ‘대통령과 대화 - 질문있습니다!’에 출연에 앞서 KBS 사원과 시민들이 ‘방송장악’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 의사를 표현하려다 청경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를 위한 범국민행동’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50여명의 시민들과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부터 수용하라’는 취지의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KBS 사원 40여 명도 이날 밤 KBS 신관 옆에서 대통령에게 공영방송 장악 반대의 뜻을 전하기 위해 모였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양승동 공동대표는 “공영방송 KBS를 정권이 장악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의 뜻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청경 50여 명과 의경 100여 명이 신관 공개홀 앞을 차단해 KBS 사원과 충돌을 빚었다. 이들은 신관 4층에 ‘공영방송 사수하자’고 쓰인 현수막을 걸려는 사원들을 저지하기도 했다. 

사원들은 “방송장악 중단하라”, “우리도 질문있다 우리와도 대화하라”, “MB정권 방송장악 온 몸으로 거부한다”, “표현자유 다 막고서 국민대화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경의 저지를 규탄했다.

현상윤 KBS PD는 “‘공영방송 사수하자’고 적힌 현수막조차 허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무슨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건지 개탄스럽다”며 “집권세력의 국정철학을 반영하겠다는 언론장악 기도에 대해 온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호·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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