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부 KBS 이사가 지난 2일 방송의날 기념식에서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에게 "9시뉴스 리포트가 중요하다,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고, 이병순 사장에게 "<시사투나잇> 정리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이사는 해당 발언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사원행동 "권혁부 이사 '여기서 밀리면 안돼…시사투나잇 정리해야' 발언"

   
  ▲ 4일 발행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특보에 실린 글.  
 
4일 발행된 사원행동 특보는 '현장제보 제45회 방송의날 기념식 현장에서 생긴일/"여기서 밀리면 안돼…시사투나잇 정리해야"'라는 글에서 권 이사가 심 의원에게 "새 사장 바뀌고 KBS가 매우 중요해졌다. 내가 이병순 사장 불러다 <9시뉴스> 리포트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취임식 말이다. 4시 편집회의 이전에 말을 해놔야 된다고 말이다. 여기서 밀리면 안 되거든요"라고 전하면서 "현장에 참석했던 익명의 한 제보자가 직접 보고 들은 환담내용을 알려와 내용의 중대성을 감안해 KBS 관련 대화 일부를 싣는다"고 밝혔다.

특보는 또 권 이사가 이병순 사장에게 "MB가 대선후보 시절 때 <시사투나잇>에서 계속 비판해가지고 캠프에서 이걸 가지고 논의했다는 거 아니냐. <시사투나잇> 정리해야 된다"고 말하자 이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오후 6시40분께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였다고도 했다.

특보에서 인용한 익명의 제보자는 4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당일 63빌딩 기념식장의 오케스트라 연주대 앞에서 권 이사·이춘호 이사·심재철 의원·이병순 사장이 모여 대화를 나눌 때 권 이사가 말한 것을 정확히 들었다"며 "그렇게 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이사는 사실무근이라며 사원특보 내용 일체를 부인했다. 권 이사는 "난 그런 얘기한 적이 없다. 그 자리에서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 걸 갖고 환담했을 뿐이다. 저널리즘을 안다면 익명의 제보자 얘기로 그런 글을 쓴 것 자체가 말이 되질 않는다. 어이가 없다. 그런 내용이 실린 유인물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 자리에 여러 사람이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는데 상식적으로 그런 말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권 이사 "그런 말 한 적 없다…법적 대응할 것" 이춘호 이사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다"

권 이사는 "이날 낸 특보와 함께 나에 대해 썼던 과거 특보까지 포함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며, 이미 소장도 쓰고 있는 상태"라며 "(사원행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원행동 관계자는 "현장에서 보고 들은 제보자의 말을 토대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내용이 매우 중대하기 때문에 실은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한다면 우리도 그에 따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보에서는 이춘호 이사도 "나라가 혼란의 시기예요. 아우…저도 이사회 하다가 피멍도 들어가면서 하고 말이죠"라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이 이사는 "어깨고, 팔이고 멍들었다는 말은 했지만 '나라가 혼란의 시기'라는 말을 하진 않았다"고 답했고, 특보에 실린 권 이사의 발언내용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 듣지 못했다. 누가 그런 얘길 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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