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신임 KBS 사장이 취임 사흘째인 29일 아침엔 주차장에서 청경들의 호위를 받으며 출근했다. 이에 따라 이날도 출근저지투쟁을 시도하던 사원들은 항의를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이 사장의 사내 진입을 지켜봐야 했다.

이 사장은 이날 아침 7시55분께 차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으나 사원들 16명이 "방송장악 청부사장 반대" 현수막을 펼치고, "관제사장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자 차량에 내리지도 않은 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청경 50여 명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을 물리치며 철저히 이 사장 차량의 주차장 진입을 호위했다. 상황은 10여초 만에 끝났다.

   
  ▲ 이병순 신임 KBS 사장이 지난 27일 취임첫날 청경들의 호위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계단으로 오르고 있는 장면.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병순 사장, 취임 사흘째 차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출근

한편, KBS 사원행동은 지난 28일 저녁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방향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인 결과 △관제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 △현실적으로 이 사장이 벌이고 있는 공정성 파괴 위협에 대한 저항을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퇴진투쟁을 계속 하는 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아 일단 운영위원 입장은 퇴진투쟁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했다.

다만 향후 사장출근저지를 포함한 사장퇴진운동을 벌여나갈지, 구체적인 특정 프로그램 폐지 등 제작자율성 침해에 대한 내부투쟁으로 전환할지에 대해서는 오는 2일(화) 사원총회를 개최해 최종결정키로 했다.

사원행동 투쟁방향 고심…퇴진운동이냐 vs 관영화 반대투쟁이냐

이와 함께 사원행동은 오는 1일 열릴 정기이사회장(본관 3층 1회의실) 앞에서 유재천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이는 한편, 사원총회 이전까지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 벌여나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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