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신임 KBS 사장이 28일 사원들의 출근저지 투쟁 속에 여전히 청경들의 호위를 받으며 출근 이틀 째를 맞았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방송장악 청부사장 반대"가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 10여명에 둘러싸인채 7시47분께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주차장 앞에 내려 출근을 시도했다.

   
  ▲ 이병순 신임 KBS 사장이 지난 27일 오전 사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청경들의 호위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이병순, 사원 저지투쟁 속 30초만에 무사히 이틀째 출근

이 사장은 하차하자마자 청경 30여명이 출근을 저지하는 사원들을 밀어내 별다른 어려움없이 30초만에 청경들의 인도로 1층 입구로 들어갔다. 사원들은 "관제사장 이병순은 물러가라" "공영방송 사수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사원행동은 이날 아침 발행한 특보에서 전날 이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프로그램 폐지' '제작비 삭감' '구조조정' '제작 기획단계부터 철저한 게이트키핑 실시' 등의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지금까지 어느 사장도 취임사에서 이처럼 뻔뻔하게 칼부림을 벌인 적은 없었다"며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취임사에 우리 5000여 사원들이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관제사장 이병순은 오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원행동은 이어 "오히려 일말의 희망마저 짓밟은 선전포고문은 날 것 그대로 이병순이 관제사장임을 확실히 일깨워주었다"며 "이명박 정권과 그 대리인에 맞서 국민의 방송을 지키려는 의로운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사원행동은 이와 함께 이날 오후 6시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방향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며, 현재 조합원총회 소집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28일 발행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특보.  
 
이사회 29일 부사장 임명동의안 의결…인사태풍 본격화할듯

한편, KBS 이사회는 오는 29일 오후 4시 정기이사회를 열어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상정, 의결한다고 밝혔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는 이동식 부산총국장, 남성우 편성본부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이사회는 사장 임명제청권과 함께 부사장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이사회가 부사장을 임명하는 즉시 이병순 사장은 신속하게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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