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명박과 그 주구 유재천 일당들에게 결코 사랑하는 KBS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저들이 탐내면 탐낼수록 우리는 뺏기지 않을 것이다."(13일자 사원행동 특보)

정연주 KBS 사장 해임이 결정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KBS 이사회를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제1회의실 앞에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공동대표 양승동) 소속 사원 200여 명이 "이사회 저지"를 위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KBS 사원행동, '새사장 선임' 이사회 개최 3시간 전부터 이사회장 앞 농성 돌입

   
  ▲ 13일 오후 4시로 예정된 이사회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KBS본관 3층 대회의실 앞에서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이사회는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지만 사원들은 1시부터 3층 통로 곳곳에서 "유재천 이사장과 이사 6명은 퇴진하라" "KBS인 똘똘뭉쳐 방송장악 막아내자"고 외쳤다. 아직 이사들은 한 사람도 이사회장(3층 제1회의실)으로 입장하지 않았다. 사원행동은 이날 이사회를 저지할 예정이지만 이사들의 출입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사회는 예정대로 개최될 예정이며, 이날 안건은 '새 사장 선임방식에 관한 건'이다. 이사회측은 새 사장 선임을 위한 방식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지난 11일 KBS사원행동과 범국민행동, 네티즌들이 함께 어우러져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앞서 사원행동은 이날 발행한 특보 3호에서 이날 이사회에 대해 "KBS 사장은 KBS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하나 유재천 이사 어떤 인물이 감히 능동적으로 KBS 사장을 제청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청와대 눈치 보느라 사시가 된 이들, 양심은 말할 것도 없고 영혼조차 없는, 사이비 공영론자와 땅투기꾼으로 대표되는 이 자들을 우리는 결코 공영방송 KBS의 이사들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원행동은 "또한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우리들에게 자행한 폭력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우리가 이사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내리는 그 어떤 결정도 원천무효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 강제해임과 경찰력 투입 등을 두고 사원행동은 "지난 19년 동안 잊고 지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KBS가 얼마나 대단하고 귀한 조직인지를 잠시 망각하고 살았다. 공기처럼 내 몸의 피부처럼 너무나 당연해서 의식하지 않았던 KBS의 존재를 썩은 권력의 몰염치하고 무자비한 재침탈 행위로 인해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됐다. 그런 점에서라면 저들에게 감사라도 해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이사회 모든 결정 원천무효, 19년 만에 재현된 썩은 권력…'이명박'이 직접 나서라"

   
  ▲ 13일 오후 4시로 예정된 이사회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KBS본관 3층 대회의실 앞에서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청경들과 사원들이 대치한 체 앉아있는 모습.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어 사원행동은 "그러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저들은 중대한 실수를 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명박과 그 주구 유재천 일당들에게 결코 사랑하는 KBS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저들이 탐내면 탐낼수록 우리는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에게도 경고했다.

"이명박 정부가 직접 나서라…이명박 대통령은 꼼수 부리지 말고 직접 손에 피를 묻힐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바로 당신이 진짜 범인이니까. 이명박 정부는 법과 질서 운운하면서 법과 질서를 짓밟는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당신들이 말하는 법과 질서는 무엇인가. 비판하고 견제하는 자 아무도 없는 죽은 자들의 법, 비석만 가지런히 정렬된 무덤의 질서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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