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이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정연주 KBS사장 해임제청안 서명에 대해 "이런 대통령의 위법행위는 탄핵소추 사유로 충분하다"며 끝까지 싸울 것임을 밝혔다.

범국민행동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앞서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해임제청안에 서명함으로써 불법으로 점철된 정연주 사장 축출 시나리오에 정점을 찍었다"며 "어느 정도 예견은 했지만, 이 정도로 온갖 법을 유린해가며 ‘막가파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고 평가했다.

범국민행동은 "대통령에게 KBS 사장 해임권이 없음이 분명한데도 이명박 대통령이 억지로 쥐어짜듯이 정연주 사장을 축출하려는 이유는…자신의 실정을 언론 탓으로 돌리며, 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틀어막으면 모두 잘 해결될 거라고 최면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안이한 현실인식을 가진 정권에 이 나라 운명을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범국민행동은 "부실경영을 이유로 공영방송 사장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을 부실경영한 자칭 CEO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으며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으니 국민이 언제라도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고 보면 되는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당장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해임을 명한다"고 선언했다.

범국민행동은 "우리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저지른 정연주 사장 해임이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며 "또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대통령이 법에도 없는 KBS 사장 해임권을 행사하는 위법행위는 헌법에 명기된 탄핵소추 사유로 충분하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독재자를 그냥 보고만 있을 국민은 없다"고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당장 정연주 사장에 대한 불법적 해임을 철회하고 방송장악의 헛된 망상에서 깨어나라"고도 했다.

다음은 범국민행동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독재정권의 불법적 KBS 사장 해임은 원천무효다!

공영방송 KBS를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시나리오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감사원이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해 법적 조건인 ‘현저한 비위’가 없음에도 해임을 요구하더니, KBS 이사회는 법에도 없는 권한을 발휘해 해임제청안을 처리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해임제청안에 서명함으로써 불법으로 점철된 정연주 사장 축출 시나리오에 정점을 찍었다.

어느 정도 예견은 했지만, 이 정도로 온갖 법을 유린해가며 ‘막가파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생존해 온 기업인 출신 이명박 대통령은 ‘방송장악’이라는 목적에 눈이 멀어 법도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토록 좋아하는 ‘법과 원칙’은 평화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는 시민을 때려잡을 때만 적용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아무리 법에 밝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따져보면 지난 2000년 통합방송법이 만들어지면서 왜 기존에 대통령이 가졌던 KBS 사장 ‘임면권’을 ‘임명권’으로 바꿨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임면권은 임명과 면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반면, 임명권은 임명하는 권한만을 뜻한다. 통합방송법이 기존의 임면권을 임명권으로 바꾼 취지는 대통령이 함부로 KBS 사장을 해임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이 명명백백하다.

이처럼 대통령에게 KBS 사장 해임권이 없음이 분명한데도 이명박 대통령이 억지로 쥐어짜듯이 정연주 사장을 축출하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의 실정을 언론 탓으로 돌리며, 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틀어막으면 모두 잘 해결될 거라고 최면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안이한 현실인식을 가진 정권에 이 나라 운명을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안타깝다. 세계경제 위기라는 파고 속에서 ‘대한민국호’는 더 거세게 흔들릴 텐데, 대체 누굴 믿고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지 암담하다.

감사원은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면서 그 이유로 부실경영을 들었다. 부실경영의 근거로 든 수치들도 자의적이지만, 부실경영을 이유로 공영방송 사장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을 부실경영한 자칭 CEO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대통령이 KBS 사장을 임명했으니 해임할 수도 있다”고 한 말을 그대로 적용해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으니 국민이 언제라도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고 보면 되는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당장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해임을 명한다.

우리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저지른 정연주 사장 해임이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 또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대통령이 법에도 없는 KBS 사장 해임권을 행사하는 위법행위는 헌법에 명기된 탄핵소추 사유로 충분하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독재자를 그냥 보고만 있을 국민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당장 정연주 사장에 대한 불법적 해임을 철회하고 방송장악의 헛된 망상에서 깨어나라. 우리는 공영방송과 언론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그 어떤 억압과도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08년 8월 11일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