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천 KBS 이사장이 지난 8일 이사회 때 경찰력의 KBS 난입을 요청한 것을 두고 KBS 사원들의 반발이 격렬해지자 11일 오후 "우발적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사이버 홍보실에 올린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제가 분명하게 말씀 드리는 것은 경찰의 신변보호요청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이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 지난 7일 KBS 앞 촛불문화제 현장에 내걸린 친정부성향의 KBS 이사 7명의 사진. 이들중 이춘발 이사(왼쪽에서 세번째)를 제외한 6명이 8일 정연주 사장의 해임요구안에 제청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유 이사장은 "이사회 개최를 기다리는 이사들에게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려는 직원들이 '밤길 조심하라'는 등 고함을 지르며 협박을 해 왔고 회의장 문이 이들 직원들에 의해 뚫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며 "이에 오전 9시35분쯤 안전관리팀장을 불러 바깥 상황을 물어보니 10분 전부터는 시위직원이 100여 명으로 늘어나 최대한 버티고 있으나 자체 안전관리팀 인력 60여 명만으로는 이들 직원들을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보고했고 이사님들의 의견도 신변보호 요청을 요청하자는 것이어서 오전 9시45분쯤 영등포경찰서장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이번 경찰 도움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경찰이 자랑스런 우리나라 대표 언론 기관 KBS에 들어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사회 전날(지난 7일)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1박을 하며 경찰 투입을 모의 △이사회장에 영등포 경찰서 소속의 정보과 형사가 시작부터 배석 △당일 유재천 이사장이 KBS에 경찰 투입을 직접 지시 △당시 유재천 이사장이 "KBS의 공식 요청이 없이는 힘들다"는 정보과 형사의 의견에도 불구 경찰 투입을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아 의혹을 오히려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유 이사장의 글 전문이다.

친애하는 사원 여러분, 이사장 유재천 입니다.

8월 8일 임시이사회 때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당사자로서 사원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제가 분명하게 말씀 드리는 것은 경찰의 신변보호요청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사회 개최를 기다리는 이사들에게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려는 직원들이 “밤길 조심하라”는 등 고함을 지르며 협박을 해 왔고 회의장 문이 이들 직원들에 의해 뚫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오전 9시 35분쯤 안전관리팀장을 불러 바깥 상황을 물어보니 10분전부터는 시위직원이 100여명으로 늘어나 최대한 버티고 있으나 자체 안전관리팀 인력 60여명만으로는 이들 직원들을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보고했고 이사님들의 의견도 신변보호 요청을 요청하자는 것이어서 오전 9시 45분쯤 영등포 경찰서장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했습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경찰도움 요청이 계획된 것이 아니며 이사들에 대한 신변 위협 사태가 진정되기를 최대한 기다리다가 급박한 상황이 계속돼 이뤄진 것입니다.

이번 경찰 도움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경찰이 자랑스런 우리나라 대표 언론 기관 KBS에 들어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사원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2008. 8. 11. KBS 이사회 이사장 유재천 올림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