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  
 
KBS의 회계감사 및 직무감찰을 진행중인 감사원이 최근 정연주 사장에 대해 출석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인소명을 아예 듣지 않고 일방적인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31일 오전까지 정 사장이 출석해 소명할 것을 이틀 전 KBS측에 통보했으나 KBS는 "질문내용이 방대하니 답변서 제출기한을 연기해달라. 출석 문제는 답변을 받아보고 검토해달라"며 출석은 응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KBS 한운호 홍보부장은 "이미 일부 답변을 제출했고, 나머지는 질문서의 내용 자체가 방대해 오는 8월5일까지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사장 출석 문제는 제출한 답변서를 받아 본 뒤에 검토해달라는 요지의 공문을 지난 29일 감사원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날 오전까지 출석하지 않자 소명기회를 스스로 상실한 것으로 판단, 감사결과를 처리할 방침이다. 감사원 홍보팀의 김동균 주무관은 "소명기회를 상실한 것인만큼 더이상 기다릴 수는 없으므로 감사결과를 처리할 방침"이라며 "서류상 답변 외에도 사실확인을 위해 출석조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 정연주 KBS 사장.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정확한 조사를 위해 그렇게 시간에 쫓기듯 감사결과를 발표할 이유가 있느냐, 날짜를 정해놓고 감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주무관은 "국민감사청구 사안은 감사에 들어간지 2개월 이내에 청구인에게 감사결과를 알려주도록 법에 명시돼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행법엔 연장(기한없음)이 가능하도록 돼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경향신문이 이날 "감사원이 정연주 KBS 사장에게 31일 오전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감사 거부'로 간주, 감사원법에 따라 검찰 고발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최종 통보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김 주무관은 "사실과 다르다. 출석안한다고 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KBS가 계속 경향에 감사 진행과정의 내부 공문을 그대로 흘리고 있는 것같다"며 "1차소환때도 내용이 너무나 정확히 나갔다. 어떻게 이런 게 다 나갈수있느냐"고 주장했다.

'정치적 표적·청부감사 의혹을 받고 있는 감사인 만큼 진행과정이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돼야 함에도 너무 밀실에서 감사를 진행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는 "중간발표, 최종 발표가 있기 전에 조사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다 공개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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