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9일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의도적으로 왜곡과장했다는 취지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자 <PD수첩>제작진과 언론계·정치권이“정치적 표적수사임이 드러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검찰은 이날 MBC 쪽에 지난 4월29일 방영분에 대한 20가지 해명을 요구하는 해명자료 요구서를 발송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임수빈 형사2부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PD수첩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다우너 소의 원인이 59가지임에도 <PD수첩>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다우너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 내지 광우병 의심 소로 일방적으로 각인△‘dairy cow’를 젖소가 아니라 ‘심지어 이런 소‘로 번역한 것은 잘못 등의 지적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해명요구서의 분량은 136쪽이다.

수사팀은 또 송일준 앵커가 “아까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언급한 부분을 “말실수였다”고 해명한 데 대해 이를 인정할 수 없고 “그 대본을 봐야만 실수인지 여부를 확인 가능하므로 해명자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송 앵커의 발언에 대해 “일련의 편집과정과 충격적인 동영상을 첫 화면으로 하고, 계속되는 인터뷰의 자막을 왜곡 처리하면서, 방송이 끝날 때까지 정정을 하지 않은 점을 비춰볼 때 다우너소→광우병 소 개념을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된 발언”이라고 했다. 수사팀은 또 PD수첩이 미국 WAVY TV의 ‘doctor suspect’를 “의사들은…걸렸다고 합니다”라고 자막처리한 건 잘못이라는 지적과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MRI 결과를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라고 말했음에도 이를 vCJD(인간광우병)로 자막처리하고 “MRI 결과는 틀릴 수 없다”는 인터뷰를 통해 vCJD 가능성만 집중 부각시켰다는 지적 등에 대한 해명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PD수첩 변호인단은 이날 “모든 쟁점에 대해 ‘~하였다고 함’이라고 제3자의 주장을 하고 있어 검찰 자신의 결론은 없는 상태”라며 “해명요구 내용도 하나같이 이미 농식품부가 민사소송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인만큼 그동안 법정에 제출한 세 차례의 준비서면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형태 변호사는 “명예훼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실관계 확인 수준의 내용이지 이게 무슨 검찰 수사냐. 검찰이 의혹해소기관이냐”고 비판했다.

한국프로듀서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도 이날 일제히 성명을 내어 “촛불민심을 왜곡하고 정부의 졸속협상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받기 위한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도 “비판언론 길들이기를 위한 정치적 표적수사”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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