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문제도 “소관밖” 한 달여 뒤 “사장 해임가능” … 업무범위 넘어 기관장인사 관여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을 만나 사퇴압박을 한(지난 3월초) 두 달 뒤 기자들에게 “언론재단 이사장 문제는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 차관이 당시 기자들에게 한 발언은 언론재단 이사장 사퇴 요구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며 그저 의견을 얘기했던 수준이어서 박 이사장 몰아내기를 업무 범위 밖의 정권실세를 통해 은밀히 추진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김기홍 정책관은 같은 달 15일 박 이사장과 만나 용퇴를 요구했으나 박 이사장은 거절했다는 내용이 미디어오늘 등을 통해 알려졌었다.
신 차관의 당시 발언에는 전혀 업무와 무관함을 강조하는 대목이 곳곳에 들어있다. 그러나 지난 28일 박 이사장이 공개한 신 차관-박 이사장 대화록(박 이사장 작성)에 따르면 신 차관은 분명하게 박 이사장에게 사퇴압박을 했다. 신 차관도 뒤늦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정도의 말을 건넸다고 밝혀 사실상 시인했다.
이 얘기는 신 차관이 자신의 업무도 아닌 주요 언론기관장 인사에 직접 관여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자들에겐 진상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은밀히 추진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최근 신 차관이 수차례 ‘대통령이 KBS 사장 해임권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두 달 전(5월23일)엔 역시 “KBS는 우리 소관 밖”이며 “KBS를 둘러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기사
또한 같은 달 9일 부처대변인회의에서 ‘경향신문 등 비판신문에 광고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발언이 있었다는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해 신 차관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속기록이나 회의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그 뒤 한겨레21을 통해 당시 부처대변인회의 자료가 공개됐다. 문건에 따르면 신 차관은 당시 회의에서 “방송과 인터넷이 부정적 여론 확산의 진원지”라고 말하는 것으로 돼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