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언론, 촛불 ‘강제진화’ 물밑교감
여권-언론, 촛불 ‘강제진화’ 물밑교감
[뉴스분석] 홍준표 "여론 극적으로 반전"…민노당 "과대·왜곡 선전"

“청와대와 여당이 강경기조로 돌아섰다. 우리도(민주당)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등원문제에 있어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조정식 통합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23일 인터넷신문 출입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국의 기류를 전했다.

여야 등원문제를 풀려면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여권 기류가 온건에서 강경흐름으로 바뀌면서 당내에서도 '조기등원론'이 힘을 잃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청와대나 한나라당 등 여권에서는 “촛불은 이제 꺼진 것 아니냐”는 인식이 엿보이고 있다. 

   
  ▲ 중앙선데이가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중앙선데이  
 
6월10일 100만 명 인파가 전국을 촛불로 뒤덮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인식이다.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 20일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 인선, 21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한미 추가협상 결과 발표가 이어지면서 국면 전환을 이뤘다는 자신감이다.

청와대-한나라당, 중앙선데이 여론조사에 '방긋'

여권의 대응 기조는 수세에서 공세로 바뀌었다. 국민을 향해 ‘뼈저린 반성’을 읊조리던 때와 확실히 달라졌다. 일찌감치 여론전에 돌입하며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는 각개격파 전략을 쓰고 있다.

우선 촛불 문화제에 참여한 이들을 순수한 국민이 아닌 전문 운동권으로 몰면서 “바닥 민심은 다르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다행히 여론이 극적으로 반전되고 있고 촛불집회도 어제 경우를 보면 10% 정도 시민들이 있고, 나머지는 프로들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촛불집회가 프로들 중심으로 생활투쟁에서 반미정치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자신감을 보인 데는 중앙선데이의 여론조사가 큰 힘이 됐다. 지난 22일 발표된 중앙선데이 여론조사를 보면 촛불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58.2%, 계속돼야 한다는 응답은 38.1%로 돌아섰다.

강재섭 "일부 시위꾼 촛불집회 국민 지지 받지 못할 것"

이번 조사는 지난 20일 중앙SUNDAY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 이제 58%”라며 “쇠고기를 가지고 국민건강을 챙기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소등에 올라타서 정권퇴진운동, 정치투쟁을 하는 일부 시위 꾼들의 촛불집회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6월23일자 1면.  
 
한나라당 대표는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을 ‘일부 시위꾼’으로 지칭했다. 한나라당의 자신감은 일부 언론의 측면 지원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조선일보는 23일자 1면에 <법 위에 시위대 >라는 기사를 실었고 8면에 <‘촛불텐트’ 보름 이상 서울광장 무단 점유>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문화일보 "‘깃발’이 ‘촛불’ 덮었다"

   
  ▲ 문화일보 6월23일자 3면.  
 
문화일보도 이날 3면 <‘깃발’이 ‘촛불’ 덮었다>는 기사에서 촛불문화제의 불법 폭력성을 부각시켰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식탁 안전문제에 극도로 민감해진 국민의 요구를 실질적으로 안전문제에 극도로 민감해진 국민의 요구를 실질적으로 충족시키는 성과”라고 추가협상 결과를 평가했다.

중앙선데이가 여론조사를 한 이틀 후인 22일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31.9%로 30%대를 회복했다고 주장했고 관련 내용은 연합뉴스를 포함한 여러 언론에 보도됐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이번 주를 시작으로 대국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 금주 중으로 쇠고기 정국이 종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 '뼈저린 반성' 진정성 의문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사진 가운데). ⓒ한나라당  
 
민심이 여권이나 일부 언론의 주장처럼 돌아섰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론이 극적으로 반전됐다”고 주장했지만 민심이 반전됐다고 믿기를 강요하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뼈저린 반성’을 말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여권이 강경 모드로 전환한 것은 여론몰이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자충수’로 기록될 수도 있다. TV생중계를 통해 자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한 편의 ‘정치 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당 지도부는 이번 추가협상이 국민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하고, 여론왜곡으로 점철됐다는 종합적 판단에 따라 당분간 대국민 여론전에 당력을 총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협상이 대단한 성과가 있는 양 과대왜곡선전을 펼치고 있다. QSA(품질시스템평가프로그램)의 허구성과 정부의 기만적인 협상태도를 폭로하는 대대적인 여론전을 금주부터 광범위하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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