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30일 변양균-신정아 의혹과 관련해 불교계와 갈등을 빚은 데 대해 조계종 총무원장을 전격 방문해 사과했다.

방 사장과 강천석 주필, 김창기 편집국장, 김광일 문화부장, 종교담당 기자는 이날 저녁 조계종을 방문해 지관 스님 등 관계자들을 예방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는 지관 스님 외에도 총무부장 원학 스님, 기획실장 승원 스님, 문화부장 수경 스님, 사회부장 세영 스님, 호법부장 정만 스님, 제3교구본사 신흥사 주지 오현 스님 등이 참석했다.

조계종은 이날 회동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어 만남의 자세한 경과와 내용을 밝혔다.

   
  ▲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30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방문, 불교계 보도에 대해 사과했다. ⓒ조계종 총무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조계종 총무원장 전격 방문…불교계 보도 사과

이 자리에서 방 사장은 "언론의 권력화에 대해 항상 경계하고 있으며, 임직원에게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스스로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 그리고 항상 언론이 길을 잘못 가지 않도록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널리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천석 주필도 "불교가 어려울 때 더 도와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스님과 불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어 죄송하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언론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존재이다. 날카로운 칼은 이롭게 쓸 수도 있지만, 상처를 크게 입히기도 한다. 부처님 말씀에 힘이 있는 자는 약한 자들에게 군림하지 말 것이며, 갖고 있는 힘을 다 쓰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최근 많은 불자들의 상처도 크고, 알게 모르게 종단의 피해가 많다. 앞으로 약자를 사랑하는 자세로 언론의 역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계종 총무원  
 
방 사장 "언론권력화 경계" 강천석 주필 "어려울 때 도와야 하는데…"

이번 만남은 조선일보 김창기 편집국장이 지난 주말께 조계종을 찾아가 사장의 사과 방문 및 사과문 게재 등을 논의하면서 추진되었다.  하지만 조선일보쪽에서  30일 오전 사장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무산될 뻔했다가 이날 오후 다시 방문결정을 내려, 전격적인 사과 방문이 이뤄졌다.

이날 사과 방문에 따라 이달 초부터 전방위적인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에 나섰던 조계종이 이를 철회할지 주목되고 있다. 총무원은 이번 주말 또는 내주 초 전국 본사 사찰 스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한편, 조계종은 이달 초부터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을 전개해 현재까지 전국 2300여 사찰에 현수막을 게시했고, 가정 및 차량용 스티커 80만 장과 홍보물 40만 장을 배포했으며, 약 3만 명이 구독거부에 서명했다.

   
  ⓒ조계종 총무원  
 
조계종, 조선구독거부 철회 여부 주목…조선 사과문 게재는 않기로 한듯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앞서 논의됐던 조선일보의 사과문 게재와 관련해 "사장의 사과 방문으로 사과문 게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가 된 걸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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