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 협상 재개와 관련해 중앙일간지와 지방일간지의 보도 태도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중앙일간지들이 비교적 덤덤하게 추이를 따라가는데 그친 반면 지방일간지들은 격앙된 어조로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11일과 12일자 신문만 살펴봐도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 충청투데이 10월10일 6면.  
 

충청타임즈는 "광우병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비중있게 싣고 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충북 감시단'은 "학교 급식 납품업체들을 동참시켜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 급식에 쓰지 않겠다'는 공개선언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매일은 사설에서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농림부가 당장 이번주에 협상을 갖기로 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경남매일 10월12일 23면.  
 

경남매일은 "개방 폭을 넓혀야 하는 수입국의 입장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라도 현행 위생조건 전반에 대한 미국측의 해명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지금까지 드러난 검역의 허점을 공격하며 시간을 버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북매일신문은 "우리 정부의 소극적인 저자세가 결국 미국의 허술한 위생검역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신문은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미국산 쇠고기는 먹지도 사지도 팔지도 말아야 한다"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국매일 10월11일 2면.  
 

전국매일은 사설에서 "'우선 해명'을 요구하던 정부가 '전격 수용'으로 돌아선 데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앞두고 정부가 미국에 너무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 일간지들이 쇠고기 수입을 단호히 반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국단위 일간지들에서는 언젠가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실종된 상황이다. 중앙일보를 비롯해 경제지들은 수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다른 일간지들도 갈비를 포함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연내 전면 개방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독자들 가운데 도시 생활자들의 비중이 높아서일까. 중앙일간지 특히 경제지들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관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장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기사를 두 건 뽑아 본다.

   
  ▲ 서울경제 9월18일 14면.  
 

서울경제는 추석을 앞둔 9월18일 <"차례상 쇠고기 미국산 안 가려요">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산 쇠고기가 없어서 못 판다"는 매장 관계자의 이야기와 함께 "최근 서민층은 수입산 쇠고기, 중상류층은 한우를 선호하는 등 쇠고기 시장이 계층에 따라 양분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 매일경제 10월8일 31면.  
 

매일경제는 등뼈가 발견돼 검역이 다시 중단된 지난 8일 <미 쇠고기 먹기 정말 어렵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광우병 위험을 거론하기는커녕 쇠고기 수입이 중단돼 안타깝다는 태도다. "앞으로 검역이 재개돼 물량이 크게 늘고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부위가 대량 수입돼야 미국산 쇠고기 파급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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