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언론이 일제히 콜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거침없이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는 게 맞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가뜩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원화 강세를 부추겨 환율이 900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부분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것.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방치하더라도 경기 회복 기조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에서다. 아울러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든 유동성을 축소하는 것도 아직은 위험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공개된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금통위원들이 유동성 증가속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위원들은 “유동성 증가세가 자칫 자산버블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8월 이후에도 유동성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고 여전히 위험한 상태라는 데 있다.

국내 언론은 8월에도 한은의 콜금리 인상에 대해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국경제는 “주택대출 이자부담이 커진다”고 비판했고 서울경제는 “물가 불안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유동성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는 “중소기업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를 늘어놓았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지금 언론의 입장은 여전하다. 경기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 언론은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는데 주목했다. 매경은 “인플레이션 문제만 고려한다면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흡수하고 싶은 유혹이 크겠지만 외환시장이나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할 때 모험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는 “위기가 끝났다는 말에 현혹되기 보다는 아직은 냉정한 이성으로 불투명성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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