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뼈대로 한 개헌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주요 언론사들이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한 대목은 무엇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의에 대해 찬반 의견은 어떤지, 개헌을 한다면 시기는 언제가 적당한 지가 첫번째 관심사일 것이다. 주요 방송사의 9일 여론조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조간신문들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조선·동아, 개헌 찬반 의견보다 '시기상 부적절' 부각

그러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주목한 부분은 달랐다. 조선일보는 10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을 <국민 63% "연임제 개헌논의 다음 정권서">로 달았고 '4년 연임제로 바꾸는 헌법개정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여론조사 표를 실었다.

   
  ▲ 조선일보 2007년 1월10일자 1면.  
 
조선일보는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9일 오후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명 중 3명 이상이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4년 연임제 개헌을 '이번 정권에서 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5명 중 3명이 '대선을 앞두고 영향을 주려는 정략적 제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리드문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의견이 무엇인지 나타나 있지 않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말미에 "한편, '현재와 같은 5년 단임제와 4년 연임제 중에서 어느 제도가 더 좋은가'란 질문에는 '4년 연임제'(64.2%)에 대한 선호가 '5년 단임제'(33.5%) 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모든 연령층 60% 이상 '개헌제안 정략적'"

조선일보는 5면에 관련기사를 실었지만 기사의 제목은 <모든 연령층 60% 이상 "개헌제안 정략적이다">로 뽑았다. 다만 조선일보는 기사에 '5년 단임제와 4년 연임제 중에서 어느 제도가 더 좋은가?'라는 여론조사 관련 표를 실었다.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4년 연임제에 찬성하는 의견이 5년 단임제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결과는 한겨레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와 함께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7%P) 결과를 보면, 가장 바람직한 정부형태를 묻는 질문에 '4년 연임 대통령제'라는 응답은 46.1%, '5년 단임 대통령 중심제'라는 의견은 32.0%로 나타났다.

한겨레 "4년 연임 대통령제 찬성 46.1%"

조선일보는 여론조사에서 연임제 개헌은 다음 정권에서 논의해야 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은 '정략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반면 '4년 연임제 개헌' 찬성 결과는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여론조사에서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2면 <"개헌 시기적으로 부적절" 72%>라는 기사에서 "'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2.3%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9일 전국 성인 510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포인트)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였다.

동아일보, 개헌 찬반 의견 아예 묻지도 않아

동아일보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책임정치를 훼손한다고 보십니까?'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되면 대통령의 책임정치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십니까?' '노 대통령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등에 대해 물어봤다.

   
  ▲ 동아일보 2007년 1월10일자 2면.  
 
또, 동아일보는 '대통령이 지금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실현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만약 개헌이 추진된다면, 대선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등에 대해 물어봤고 부정적인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기사를 담당한 동아일보 기자는 "개헌 찬반에 대해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다. 기사에 나온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한 국민의 찬반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4년 연임 개헌 찬성 57%"

반면 중앙일보는 <"4년 연임 개헌 찬성" 57% "다음 정권에서 해야" 69%>라는 1면 기사를 통해 4년 연임 개헌에 대한 찬반 결과에 주목했다. 중앙일보는 기상에서 "현재의 5년 단임 대통령제를 4년 연임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선 찬성 56.6%, 반대 39.2%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은 9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67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8%P)를 벌였다.

   
  ▲ 국민일보 2007년 1월10일자 6면.  
 
국민일보는 이날 1면에 <노 대통령 임기내 개헌 찬성 35% 반대 34%>라는 기사를 실었고 6면에는 <노 대통령 개헌 제안 "찬성한다 68%…임기내 실시엔 팽팽">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국민일보는 임기내 개헌에 대한 찬반과 개헌 제안에 대한 찬반에 주목한 것이다. 국민일보는 9일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34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2.58%P)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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