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씨야'의 멤버 남규리씨의 가슴노출 사고가 인터넷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경제지의 부장이 국내 주요 언론사들의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섹시메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 머니투데이 12월26일자 6면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은 26일자 6면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대한민국 섹시언론들>이란 칼럼에서 "가뜩이나 심란한 사람들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데 언론사들도 일조하고 있다는 걸 요즘 새삼스럽게 실감하고 있다"면서 국내 주요 언론사들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노출된 '성인 콘텐츠'의 무분별함을 질타했다.

주요언론사닷컴 '성인 콘텐츠'의 무분별 질타

김 부장은 "'미쓰 김과 함께 하는 '미오티'는 언제나 여러분의 **를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라는 클럽 소개글 아래 '여자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방법' '여성들 브래지어에 관한 단상' '새로운 오럴섹스 리밍…'. 포르노사이트를 방불케 하는 글들이 이어진다"고 언급한 뒤 "굴지의 경제신문인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에 걸린 웰빙클럽 콘텐츠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이어 중앙일보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배치된 '여 집중 팟찌'도 비판했다. 그는 "'욕심 많은 여자들의 세상'이라는 이 화면의 중앙에 '킨제이'라는 코너를 보면 20세 남자대학생이 작성했다는 설문내용이 떠 있다"면서 "첫 섹스의 상대와 장소, 가장 짜릿했던 장소…. 이런 질문들에, '곧게 뻗어 있는 그 엉덩이 라인과 S라인…**할 때가 가장 좋아요" 이런 대답들(이 올라 있다)"고 언급했다.

김 부장은 이외에도 헤럴드경제의 '생생동영상' 코너를 비롯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공개경고·비공개경고·주의 등 온갖 제재를 맡아놓고 받아온 '강안남자'(문화일보), '야색계'(헤럴드경제) 같은 소설은 제재를 비웃듯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면서 "'교육 당일부터 1시간대 삽입행위 지속능력을 평생보장, 비용 오십만원'(한국일보) '멀티 오르가즘이 뭐야'(경향신문) 이런 광고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우리 언론은 포털사이트들의 사회적 폐해를 거론하면서 정치적 편향의 위험성과 함께 콘텐츠의 선정성을 집중 겨냥했다. 포털도 언론사와 같은 책임을 져야 하고, 인터넷이라고해서 규제의 예외가 돼서는 안된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포털에 뺏긴 독자들을 찾아오기 위해 인터넷 포털을 맹공하는 언론들이 제 사이트는 야금야금 포털보다 더 선정적인 매체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 한국경제 12월26일자 B1면  
 
언론사들 정작 자신들의 '들보'는 방치

김 부장은 "신문에서는 날마나 준엄하게 사회의 책임을 이야기하고 지도층과 우리 사회 곳곳의 성 일탈을 개탄하면서 정작 제 눈의 들보는 이렇게 내버려두고 있다"면서 "눈 딱 감고 '동종업계'의 실명을 거론한 것도 (아마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을) 해당 언론사 동료들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언론이 '섹시' 말고는 먹고 살 길이 없는, 그런 지경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걸로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계도산에 대한 경고가 오늘자(26일) 신문들의 주요 화두다. 우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전경련이 13개 민간 경제경영연구소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07년 한국 경제와 관련해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가계도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실제 가계도산이 현실화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부동산 버블 붕괴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가계발(發) 금융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 들어 11월 말까지 35조 9000억 원 늘었고,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23조6000억 원을 차지한 점 △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종합하면 주택담보대출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것이고 정부의 종합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것으로 정리가 된다.

가계 도산 위험성 '경고'하면서 부동산 섹션 통해 '내 집 마련에 겨울잠은 없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경우 26일자에서 이 문제를 1면 주요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주요하게 다뤘는데 '문제'는 이중성이다.

매경은 사설 <가계도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에서 "올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부채 총액은 559조원으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무려 2.6배나 늘었다. 이 중 부동산 담보대출은 320조원을 넘어섰다"면서 "(정책당국은) 가계대출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며,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도 1면 < KDI, 가계발 금융위기 경고>에서 비슷한 '논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들 신문은 정작 부동산 섹션에서는 내년 봄이 되기 전에 전세나 내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유망 택지개발지구들을 상세히 소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괜찮은 전세 구하기 내년 봄이면 늦으리>(매일경제 12월26일자 B1면) <"내 집 마련 사전엔 겨울잠은 없다">(한국경제 같은 날짜 B1면) 등은 대표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값 급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를 억제하는 각종 방안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대출규제를 강화하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이러저러한 곳이 내년 부동산 유망주'라고 강조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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