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열린우리당 전라북도지사 경선예비후보가 같은 당 김완주 후보에 대해 경선후보 자격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예비후보 등록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내면서 정동영 당의장까지 피신청인으로 올린 것에 대해 전북지역 일간지의 분석과 조언이 분분하다. 전 정읍시장인 유 후보는 전 전주시장인 김 후보에 대해 재산 축소신고 의혹 등을 제기하며 20일 중앙당 관할인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 전북일보 4월21일자 3면.
유 후보와 관련한 여러 분석과 조언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 전북일보는 21일자 기사 <유성엽 후보 소 제기 '왜?'…정치미래 걸고 법원판단>에서 "'앞길이 창창한'유 후보가 자칫하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잃는 것은 물론 정치권의 '미아'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외길 수순을 밟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북일보는 "유 후보는 김 후보는 물론 정동영 당의장을 피신청인으로 해 소를 청구했다. 유 후보가 정 의장을 피신청인으로 한 근거로 김 후보의 경선 후보 등록 서류를 놓고 당이 당규에 의한 심사를 해태 했다는 점을 들었다"며 "하지만 이런 자세는 법리적으로는 맞을 수 있는 주장이겠지만 정치적으로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전망했다. 전북일보는 "당의장을 피신청인으로 한 본질적인 원인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며 "뒤늦게 도지사 경선에 뛰어든 것도 불리한데 중립은 지키지 못할 망정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게 유 후보의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전북일보는 "결국 유 후보는 재판부가 자신의 주장을 인정하면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정치적 비판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회'(후보의 변경 등)가 올 수 있다는 기대를 선택했다"며 "김 후보 쪽은 이번 소송이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이번 소송을 통해 '차제에 다 털고 가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새전북신문 김경섭 편집국장은 20일자 데스크칼럼 <유성엽의 정치실험 어디까지?>에서 "물론 유 후보의 이런 문제 제기는 정당하다"며 "의혹이 있으면 흑·백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당원과 도민의 여론이 여기에 공감해야 설득력이 있다"며 "어느 쪽이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작용해서 여론이 형성되지 않거나 공정하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음모적 시각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새전북신문 4월20일자 10면.
김 국장은 "유 후보는 아직 늦지 않았다…원대한 비전과 통크고 사심이 없다는 이미지와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라며 "남은 경선 동안 승패에 관계없이 네거티브보다는 전북에 대한 비전을 제시, 이른바 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균환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이 지사 출마를 시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는 21일자 2면 머리기사 <정균환 위원장 출마 시사/"민주당 회생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에서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도민들에게 큰 은혜를 받아왔고 그 은혜를 갚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도지사 출마가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하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는 정 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 전북도민일보 4월21일자 2면.
20일 전북도내 여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힌 정 위원장은 지난 18일 민주당 전북도당 상무위에서 도지사 후보로 이미 추대됐다. 정 위원장은 13∼16대 전북 고창·부안 지역구에서 네 번 당선됐지만,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김춘진 후보에 패했다. 2004년 당시 부안 방폐장 반대집회 맨 앞자리에 앉으며 득표활동에 열성을 보였지만 탄핵 후폭풍을 비껴가진 못했다.

한편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강현욱 현 지사는 20일 전북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회가 되면 다실 물릴까요?(웃음) 충분히 생각하고 고심 끝에 스스로 내린 결정인데 후회할 리가 있겠습니까"라며 "남은 3개월동안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새만금사업 등) 주요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후보 외에 한나라당에선 문용주 후보가, 민주노동당에선 염경석 후보가 나섰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주장하고 있는 염 후보는 1996∼2003년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을 지냈고, 이후 핵폐기장백지화도민대책위·파병반대도민대책위 공동대표도 맡았다. 현재 군장대 유아교육과 교수인 문 후보는 전북도 교육위원을 지낸 뒤 45세에 전국 최연소로 도교육감에 당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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