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차기 방송위원으로 KBS 강동순 감사를 추천할 것으로 알려지자 전국언론노조에 이어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이도경·PD연합회)도 성명을 내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 방송위원회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PD연합회는 21일 "(강동순씨는) 방송사에서 내부적으로 작성한 문건을 한나라당의 특정의원이나 수구언론에 제공됐다는 의혹의 당사자"이며 "한나라당을 비판한 프로그램에 대해 '광적(狂的)'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당파적 저널리즘'이라고 주장하는 등 한 마디로 편향된 시각과 방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PD연합회는 "한나라당이 이러한 인사를 한국의 방송정책 총괄 기관인 방송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 방송전체를 자신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와 같다"며 부적절한 방송위원 선임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한나라당에 촉구했다.

다음은 이날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정치권의 하수인은 방송위원으로 절대 안 된다!!!
-한나라당의 강동순씨에 대한 방송위원 선임 논의를 규탄하며-

2기 방송위원회의 임기가 오는 5월 9일로 만료됨에 따라 최근 차기 방송위원 선임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우리는 차기 방송위원은 방송법에 명시된 것처럼, 전문성과 대표성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방송에 대한 이해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의 방송위원 선임 논의는 이러한 정당한 기준과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방송위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보다는 오롯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부합하는 인물을 선임할 것이라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즉,  KBS 감사 강동순씨를 주요 방송위원 후보자로 거명하며, 이를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방송위원 선임 논의는 방송을 정치적 도구로만 생각하는 그들의 몰상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에 다름 아니다.  

강동순씨가 대체 어떤 인물인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누구보다도 감시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행보에 따라 자신이 소속된 방송사를 무책임하게 비판한 인사이다. 또한 특정의원과 결탁하여 자신이 소속된 방송사의 내부 자료를 유출했다는 의혹의 핵심에 위치한 인물이기도 하다. 방송사에서 내부적으로 작성한 문건이 강동순씨에 의해 한나라당의 특정의원이나 수구언론에 제공됐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을 비판한 프로그램에 대해 '광적(狂的)'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당파적 저널리즘'이라고 주장하는 등 한 마디로 편향된 시각과 방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이러한 인사를 한국의 방송정책 총괄 기관인 방송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 방송전체를 자신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강동순씨가 방송위원이 된다면, 그가 소속된 방송사에서 발생했던 사례와 마찬가지로 모든 방송정책결정에 정치적 편향성과 줄대기가 만연할 것이다. 결국독립 기구인 방송위원회가 정치권에 예속될 수밖에 없으며, 방송의 자유와 독립은 물론이고,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암울했던 방송으로 회귀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우리는 한나라당의 강동순씨에 대한 방송위원 선임과 그 논의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향후 3년간 한국방송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방송위원회의 파행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나 방송위원을 하기엔 그 역할과 책임이 너무나도 막중하다.

이에 우리는 한나라당의 부적절한 인사에 대한 방송위원 선임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3기 방송위원의 구성에 있어서 정치적 술수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방송은 그 어느 곳에도 예속될 수 없고 예속되어서도 안 됨을 기억하길 바란다.

우리의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강동순씨를 방송위원으로 선임한다면, 우리는 건강한 시민사회, 현업인들과 연대하여 모든 역량을 동원해 그 반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06년 4월 21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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