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이 지난 20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첫 번째 TV토론을 진행한 결과 이계안 후보에 대한 재평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0분 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전대희씨는 "오늘 토론에서 정책준비는 이계안 후보가 더 잘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강금실 후보를 변호하자면 강 후보는 법률전문가이다"라고 말했다.

   
▲ 이계안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계안 의원실
김유경씨는 "무엇보다 이계안 후보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던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서 무척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계안 후보에 대한 재평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경선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지만 언론의 조명은 강금실 후보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정책준비도 이계안 비교 우위

정책준비나 완성도 면에서 강금실 후보보다는 비교 우위일 것이라는 평가는 'TV토론' 이전부터 나온 것이었다. 이날 100분 토론은 강금실, 이계안 두 후보간의 날카로운 공방보다는 정책 대결 양상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흥미진진한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계안 후보의 TV토론 선전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의 심경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서울시장 당내 경선의 흥행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고민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계안 TV토론 선전, 열린우리당 복잡한 심경

이계안 후보가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를 받더라도 생각한 것만큼 경선이 박진감 있게 펼쳐질 것인지 의문인 상황이다. 강금실 후보가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열리는 당내 경선이기 때문에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도 지난 2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강금실 후보의 경우 그 분이 살아온 이력과 철학,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 이런 것들을 종합해 서울시장감으로서 압도적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후보는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TV토론이라는 점에서 '100분 토론'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첫 번째 TV토론이라는 점에서 강금실 후보의 실력을 단정적으로 말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시청자를 매료시킬 만큼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강금실 예선 통과해도 TV토론 '선수'와 맞서야

   
▲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창길 기자
문제는 여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는 진짜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맹형규 후보는 방송 앵커 출신답게 안정적이면서도 부드러운 TV토론 실력을 보여줬고 홍준표 후보도 TV토론 단골 정치인답게 쉬운 언어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훈 후보의 경우 SBS에서 방송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지만 지난 13일 MBC 100분 토론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맹형규 후보도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고 홍준표 후보는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기보다는 자기 의견을 앞세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강금실 후보 입장에서는 맹형규-오세훈-홍준표 등의 후보 모두 TV토론에서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는 이들이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TV토론 실력만큼은 상대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까지 가세할 경우 강금실 후보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강금실 후보는 첫 번째 TV토론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해 다음 TV토론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계안 후보 강선아 대변인 "100% 보여주지는 못했다"

첫 번째 TV토론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계안 후보의 경우 서울시민들에게 자신을 꾸준히 알려서 서울시장 당내 경선의 판도를 바꾸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계안 후보의 강선아 대변인은 "내부에서도 TV토론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더 욕심이 있었는데 100%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본다"며 "그러나 그동안 인지도면에서 밀렸는데 이런 것을 만회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선아 대변인은 "앞으로 당원들의 대면 접촉을 늘리고 방송토론 준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음주 수요일에는 KBS 1R 열린토론에서 다시 한번 강금실 후보와 토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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