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의 노옥희 전 울산시교육위원이 민주노동당 울산광역시장 예비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노동당은 20일 울산지역 민주노총의 조합원 총 투표 결과, 유권자 4만3765명 중 3만2638명이 투표에 참가해 74.6%의 투표율을 보였다.

노옥희 후보는 1만6236표로 49.7%의 득표율을 얻었고 김창현 후보는 1만5829표로 48.5%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1.2%의 득표율 차이를 보였고 최종 표차는 407표였다. 노옥희 후보는 민주노총 추천 후보로 결정됐으며 22∼26일 민주노동당 울산 당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로 결정될 예정이다.

노옥희 "사회적 약자가 존중받는 울산 만들 것"

   
▲ 민주노총은 20일 민주노동당 울산광역시장 추천후보로 노옥희 전 울산시 교육위원을 선출했다. ⓒ민주노동당
노옥희 후보는 "지난 20년간 교육운동, 노동운동,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울산을 보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소수 가진자 만을 위한 시정에서 노동자, 서민이 잘 사는 울산, 여성, 장애인, 노인, 아동, 청소년,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가 존중받는 울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노 후보가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창현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지도나 조직력 등에서 우세한 김창현 후보가 승리를 거둘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창현 후보는 울산시장은 물론 민주노동당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만큼 정치적 기반이 만만찮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울산에서는 노옥희-김창현 두 명의 후보가 만만찮은 경쟁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았다.

민노당 울산에서 침체 끝내고 활력 되찾나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울산 발 두 개의 노풍이 시작됐다. 울산의 변화를 바라는 노동자들의 '열정의 바람'과 '노옥희돌풍'"이라며 "진짜노동자의 삶을 살아오고 온갖 고난을 겪어온 노옥희 후보가 박맹우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울산시민과 노동자들의 승리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해 10월 울산 북구 보궐선거 패배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조승수 전 의원 지역구를 한나라당에 넘겨줘야 했고 패배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울산은 자주계열로 분류되는 김창현 전 사무총장의 조직력이 만만치 않은 지역이었다. 평등계열로 분류되는 노옥희 후보가 김창현 후보를 누른 것을 놓고 '변화의 시작'이라는 해석도 있다.

노옥희 후보는 울산 현대공고와 명덕여중에서 교사 생활을 한 인물로 1989년 교육민주화운동으로 해직된 경험도 있다. 전교조 울산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2년부터 울산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박용진 "울산 선거 민노당 당선 가능하다"

박용진 대변인은 "87년도부터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해온 노동운동의 대모이다. 민주노동당지지세력의 외연을 확대할 인물로 생각된다. 울산시장에 당선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울산의 경우 한나라당은 박맹우 현 시장이 나서고 열린우리당은 심규명 후보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판세는 한나라당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노옥희 후보를 앞세워 새로운 '노풍'을 이끌어 갈 경우 울산시장 선거의 판도자체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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