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게' '땡기시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기(誤記)·비문이다. 특히 문장 교열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이런 문구들이 유난히 거슬리게 마련이다. 앞뒤 맥락이 맞지 않는 노래 가사에, 어법에 맞지 않는 대화는 '직업병'을 가진 이들을 자극한다. 지난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성인시트콤 <소울메이트>(연출 노도철)는 이런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

   
▲ MBC 시트콤 <소울메이트> 조진국 작가 ⓒ이창길 기자
이 같은 설정은 <소울메이트> 조진국(36) 작가가 교열부 기자 출신이라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조선일보에서 교열부 기자로 5년 동안 일했던 그는 지난 2004년 3월 MBC <두근두근 체인지> <안녕, 프란체스카>를 통해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1부에서 교열부 신입기자 홍유진(사강 분)이 말하듯 교열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금방 표가 나는 일'이다. 조 작가는 "그런 점에서 교열은 방송으로 치자면 스탭과도 같은 일인 것 같다"며 "명품의 차이는 마지막 바느질에서 나오듯 명품 신문도 교열에서 나온다"고 '옛일'을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극의 극히 일부에 등장하지만 배경이 되는 신문사 교열부 기자들은 앞으로 문자에 얽힌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보여줄 예정이다. 남녀가 문자메시지로 벌이는 신경전 같은 것도 한 예가 되겠다. 때론 말 줄임표를 몇 개 붙이느냐가 관건일 때도 있다.

   
▲ MBC 성인시트콤 <소울메이트>는 지구 어딘가 있을 '반쪽'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회 '꿈은 깨어지고' 중 신동욱과 이수경이 우연히 지나치게 되는 장면. ⓒMBC
조 작가는 "성인시트콤이 바로 야한 시트콤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20∼30대들이 보고 바로 '내 얘기일 수 있구나'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털어놨다. 극 중 간간이 등장하는 교열부에 대해서는 "저런 직업도 있구나" 생각하게 하고, 비문에 대해서도 "그러고 보니 그러네"라는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면 족하다는 것이다.

조 작가는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1, 2에서 보조작가를 하면서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소울메이트> 역시 대본 못지 않게 그가 직접 고른 배경 음악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1부의 테마 'This is not a love song(이건 사랑의 노래가 아니야)'은 주인공들이 사랑에 혼란을 느낄 때, 2부의 테마 'Broken Dreams(꿈은 깨어지고)'는 사랑이 부서질 때 그들의 심리와 상황을 압축적으로 표현해낸다.

조 작가는 "저를 포함해 아직은 모두 신인이라 서투른 점이 많지만 앞으로 같이 커간다는 생각으로 만들어가겠다"며 <소울메이트> 영혼들의 만남에 애정 어린 관심을 부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