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업계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창간기념호로 100면을 내는 신문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지난 3월과 4월 85주년 기념호로 100면을 발행했다. 또 경향신문이 지난 10월6일 창간 59주년 기념호로 100면을 발행한 데 이어 국민일보도 다음달 10일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100면을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일보는 지난해 창간호로 56면을 발행한 바 있다.

창간호 100면은 전국단위 일간지가 평소 발행하는 지면의 2∼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신문이 창간호 ‘100면 시대’에 동참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수주를 통한 재정여건 개선이다.

조선과 동아는 100면 발행을 통해 25억원, 경향신문은 10억원 가량의 광고수주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의 100면 발행도 광고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국민일보 한종혁 광고 부국장은 “창간호 100면 발행은 광고국이 먼저 요청했다. 30일에 광고 수주액을 1차 취합할 예정이라 정확한 액수는 확인할 수 없지만 단 1원도 허수나 대포광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1면에 연속기획으로 내보냈던 ‘세계 속의 한국-우리기업 성공 현장을 가다’에 소개됐던 기업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창간 리셉션을 열면서 연속기획에 소개됐던 기업의 사진 전시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 광고국은 창간일 직전까지 광고수주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지만 목표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기업들 역시 신문의 창간호 100면 발행을 달갑지만은 않게 보고 있다. 편집국이 광고에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편집국 경제부의 한 기자는 “편집국이 광고에 관여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편집국의 경우 광고와 관계없이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연말과 연초 기획 준비로 바쁜데다 창간호 기획기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100면 발행은 불황을 타개하는 수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없는 인원에 휴가간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기획기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졸속 부실기사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김성기 편집국장은 “창간호의 70∼80% 정도를 편집국이 담당할 계획이다. 서울 성벽 특집, 여론조사, 전문가 좌담회 등의 기획물을 준비했다”며 “외국의 경우 국민일보와 비슷한 판형의 신문들은 많은 지면을 발행한다. 특수한 판형인 국민일보가 증면 했을 경우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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