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문화일보 표절보도로 ‘반미만화’ 몸살을 앓았던 청소년통일만화공모전이 국회 예산삭감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통일외교통상 상임위 소위원회는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예산심의에서 내년에 책정된 청소년통일만화공모전 예산 6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국회 예결위 소위원회에서도 원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여 4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왔던 통일만화공모전은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반미만화’ 논란은 지난 9월22일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이 대상작품이 ‘반미’를 조장한다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된 작품은 여중생이 출품한 것으로 남북어린이가 껴안고 통일을 노래하는 것을 성조기 옷을 입은 아이가 바지가랑이를 붙잡으며 막으려는 것을 표현했다. <그림 참조>

조선일보가 곧바로 ‘반미만화’에 방점을 찍어 보도하고 나섰고, 문화일보도 이를 따라갔다.
공교롭게도 이번 민주평통 예산심의를 담당한 상임위 소위원회 위원장도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이다.

그러나 민주평통은 박 의원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상수상작은 ‘반미’가 아닌 ‘자주통일’을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업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모전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반박했다.

민주평통 내부집계에 따르면 2004년 5554편에 그쳤던 응모작이 올해에는 9300건으로 급증했고 해외에서도 300여건이나 접수됐다.

박 의원은 예산삭감에 대해 “(공모전이) 나쁜 선례를 남겼으니까 올해로 끝내고 다른 사업을 계획하라는 의미”라며 “수필공모나 동요공모로 명칭을 바꿔 시행한다면 내년에는 예산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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