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5일 지난해 11월 칠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만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은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부인했다. 또 15일자 일부 조간신문들이 이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거세게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14일자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기나라 국민을 굶어 죽게하는 사람"이라고 하자 노 대통령이 "맞다. 그는 나쁜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가 공개적으로 이에 대해 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언급을 당시 회담기록을 읽어본 한 관리가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15일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한국일보 등은 뉴욕타임스 기사를 비교적 상세히 인용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 기사를 가판에서는 1면 주요기사로 배치하고 "정상간 대화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청와대의 반론을 "청와대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해석해 보도했다. 배달판에서는 2면의 3단 상자기사로 옮겨 좀더 내용을 추가하면서도 '시인도 부인도 안했다'는 내용은 뺐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도 각각 <"김정일은 나쁜 사람이지만 공개비난 마세요"> <"김정일 나쁘지만 공개비난 자제를">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완전한 오보"라고 대통령의 언급을 부인한 뒤 "정상간 대화내용은 일일이 확인해줄 수가 없으며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인용해 보도하는 터무니없는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간신문들의 보도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