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논조의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KCC(금강고려화학) 홍보팀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서울신문이 9일자 가판 경제면 ‘재계 인사이드’에서 “정상영 명예회장 ‘현대그룹 제3자 인수 불용’- ‘제3자’는 현정은 회장 친정?”이란 타이틀을 달아 보도한 것과 관련, “추측성 기사”라며 정면으로 부인했다.

서울신문은 이 기사에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놓고 조카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격돌했던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그룹 제3자 인수는 용납할 수없다’고 발언, 그 배경과 ‘제3자’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현 회장의 친정인 현영원(현정은 회장의 아버지)씨 일가를 겨냥했다는 관측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집과정에서의 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명예회장이 최근 법정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갖고 있는 한 분쟁은 없겠지만 외국인이나 제3자가 인수를 시도할 경우 가만 있을 수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 명예회장이 아직도 현대그룹 경영권에 미련을 가지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는 식으로 기사화한 것이다.

서울신문은 또 “(정 명예회장의 발언은) 현영원씨 일가를 겨냥한 것으로 조카 며느리인 현정은 회장이나 ‘피가 섞인’ 증조카(현 회장의 아들 딸)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수용할 수있지만, 피 한방울 안섞인 외가쪽으로 넘어가는 것은 용납 못한다는 일종의 ‘경고’라는 얘기”라고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KCC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 명예회장의 발언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라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 명예회장이 이미 “현정은 회장체제를 인정하겠다”고 공언한 것처럼 그의 발언은 현 회장 측이 아닌 내국인 제3자나 외국인 투자자의 손에 현대그룹이 넘어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의미라는 이야기다.

그는 “서울신문 측에 이같은 회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그 결과 배달판에서 제목이 ‘현대그룹 제3자 인수 불용’으로 정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CC가 아직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21% 정도 보유하고 있으니까 현대그룹 경영권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는 것같다”면서 “대규모 주식 물량을 한꺼번에 처분하면 현대엘리베이터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있으므로 시차를 두고 타이밍을 잘 잡아 매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오늘i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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