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로고. 사진=EBS 페이스북
▲ EBS 로고. 사진=EBS 페이스북

EBS 노사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EBS 사장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면담하기로 했다가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시기기 적절치 않다’며 이를 보류했다. 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박유준)는 “단협(단체협약) 해지를 눈앞에 둔 최악의 갈등 상황에서 공영방송 사장에게 이보다 중한 대내외 상황이 무엇이냐”며 비판했다.

김유열 EBS 사장은 지난 25일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면담 보류를 통보했다. 김 사장은 “언론노조에서 EBS 사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현재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시기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됨에 따라 기존에 정한 4월1일 면담을 보류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추후 귀 조합과 협의해 일정과 장소를 마련해 전달드리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계속해 EBS지부와 성실히 단체교섭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BS 노사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EBS지부는 지난 11월22일 임단협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경영진 사퇴 요구에 나섰다. EBS의 경영악화로 협상이 지지부진 했고 노조에서는 사측 교섭위원장이 파업을 종용하는 등 발언을 했다며 문제 삼았다. 이후 김유열 사장 퇴진 운동에 돌입했고, 김 사장은 지난달 8일 노조에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노사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언론노조가 EBS 사장과 대화를 시도해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보류된 것이다.

이에 EBS지부는 지난 26일 <김유열 사장은 현 상황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란 성명을 내고 “단협 해지를 눈앞에 둔 최악의 갈등 상황에서 공영방송 사장에게 이보다 중한 대내외 상황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라며 “교섭 중 단협 파기 발언으로 노사갈등을 촉발하고, 설 연휴 전날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던 사장에게 파국의 노사관계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EBS지부는 “단체교섭 자리에서도 사장 퇴진 철회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며 어떠한 협상도 없다고 거부하던 사장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있었던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교육방송공사) 제2차 노동쟁의 조정회의’자리도 회피하더니 결국 모든 대화 창구마저 없애려 하는가”라며 “EBS 사장이라는 자리가 30년 함께 일한 동료들을 배신해가며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만큼 중요한 자리인가”라고 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대화를 촉구했다. EBS지부는 “오늘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김유열 사장은 깊은 반성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자리를 조속히 마련하라”라며 “언론노조와 EBS지부는 EBS를 정상화시키고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면 언제라도 노사 간 대화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며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논의해나갈 것임을 재차 밝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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