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파주 현장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는 손가락이 있지 않느냐며 기사에 좋아요 나빠요 댓글을 남기라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파주 현장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는 손가락이 있지 않느냐며 기사에 좋아요 나빠요 댓글을 남기라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할머니로부터 특정 방송을 꼭 없애달라는 신신당부를 들었다며 일부 언론이 가짜뉴스와 왜곡보도를 뿌려댄다고 언론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유권자들을 향해 이제는 우리가 전달 매체가 돼야 한다면서 기사에 좋아요, 나빠요 누르고, 댓글 남기고 커뮤니티에 글 하나 올리고, 계모임 카톡방에도 글 올리고 나오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대표가 언론보도에 정치운동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이렇게 댓글과 공감을 남기라고 하는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있었고, 지난 대선 때도 대중 연설에서 언론에 불신을 드러내는 발언을 하면서 이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파주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연 파주현장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권이 왕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 삶의 현장을 살피고, 국민의 말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귀와 눈을 틀어막고 입까지 틀어막아서 자기들이 지배자가 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 정권을 두고 “정보를 통제하면, 가짜뉴스를 뿌리면, 조작된 정보를 뿌리면 국민들이 바보 같아서 그것에 속아 넘어갈 것이다, 판단도 제대로 못 하고 우리가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도 다시 또 찍어주겠지, 생각할 것”이라며 “분명히 일시적인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일부 언론들 행태를 보라.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들을 마구 퍼뜨리고 있다”며 “아까 제가 오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꼭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서 엄청 바쁜데 ‘왜 그러시나’하고 들어봤더니 무슨 방송 꼭 없애달라고 하신다. 저한테 신신당부한다. 우리가 없앨 수는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 스스로가 정보 전달 매체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가 알리면 되지 않느냐. 우리 입도 있고, 손가락도 있고, 전화기도 있지 않느냐. 우리가 언론이 되면 된다. 우리가 진실을 전파하는 통로가 되면 된다. 여러분이 해주시겠느냐”고 독려했다.

그는 “독재의 시대에, 모든 정보가 통제되던 시절에 광주 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도들의 폭동이다, 이런 소문에 나 같은 사람도 다 속아서 내 입으로 욕을 하던 그 시절에, 진실을 알려보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유인물을 품고 옥상에 몰래 올라가 뿌리면 그걸 사복경찰이 주워가고 뺏어가지만 몇 장이 살아남아 누군가가 본다. 이재명 같이 그런 것에 속았던 사람도 보고, 이 길로 오지 않느냐”고 말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담벼락에다 대고 고함이라도 지르라고 한 점을 두고 이 대표는 “지금 얼마나 세상이 좋아졌느냐. 스마트폰 있지 않느냐. 누가 신문 보냐, 포털에서 뉴스 검색하지”라며 “거기에다 여기 있는 분들 ‘좋아요’ ‘나빠요’ 한 번씩만 눌러달라. 카카오톡, 텔레그램이라도 하나 보내라. 커뮤니티에 글도 하나 써주고, 공감 하나 눌러서 위로 올려주고.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군산구시청광장에서 열린 현장 기자회견에서도 “이제 지금부터 할 일은 그날 나만 가서 열심히 투표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이 밤낮으로 해야 될 일이 있다”면서 동일한 주문을 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언론이 막히고 있다. 밭갈이 해야 된다. 혹시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는 분들 있으면 바로 잡아줘야 된다”며 “카톡 열심히 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포털에 들어가 기사를 보면 그냥 보고 나오지 말고, 손가락이라도 한 번 더 눌러달라”며 “좋아요 하든지, 싫어요 하든지 해달라. 그게 바로 실천”이라고 했다. 그는 “손가락은 뒀다 어디에 쓸 거냐”며 “손가락으로 ‘좋아요’라도 한번 누르고, 카톡에 ‘전달’이라도 한번 하면 그게 바로 언론의 역할이고, 그게 바로 주권자로서 행동하는 것이고, 그게 주인으로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거듭 언론 보도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12일에도 인천 경청투어 민생 방문 연설에서 검찰이 당과 언론사 압수수색을 벌이는 상황을 두고 “손가락 한 번만 눌러주면 되지 않느냐. 기사 보고 좋아요. 한 번 눌러주는 것 그렇게 어려우냐. 친구들한테 진실을 보도한, 진실이 적힌 카톡 한번 보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우냐”고 독려했다. 이 대표는 특히 “만 명이 하루에 10번씩만 실천하면 거대 언론사 하나보다도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선 전이던 지난 2021년 11월12일 부산 국제영화제 광장 앞 지지자 즉흥연설에서 “언론환경이 매우 나빠서 우린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한 게 있을 수 있다는 소문으로 도배가 된다”며 “상대방(윤석열)은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간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이럴 때 우리는 언론사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진실을 알리고 저들의 잘못을 카톡으로, 텔레그램으로, 댓글로,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써서 언론이 묵살하는 진실을 알리고 억울하게 왜곡된 정보들을 고치자”고 주문했다.

정치인이 자신에 대한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으면 정확히 잘못을 지적하고 반박하고, 정당의 공식 입장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그래도 부족하면 법적 대응으로 바로잡으면 될 일이다. 하지만 특정 정파 수장이 공개적으로 지지자 집단에게 좋아요‧나빠요 눌러라, 댓글 남겨라, 커뮤니티에 공유하라고 하는 것은 뉴스이용자인 유권자들을 수동적인 ‘여론몰이’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이 가능해 보인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비판 보도를 싸잡아 가짜뉴스로 지칭하는 듯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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