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 예정인 MBC ‘100분토론’ <총선 D-22, 기후정치에 바란다>의 정치인 패널이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MBC 측은 양당 공약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고려했다며 향후 참여자를 다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자·작가·활동가 등 70여명이 결성한 기후정치시민물결은 18일 입장문에서 “거대 양당 이외에 기후정치를 말하는 녹색정의당의 패널도 출연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관련 입장문은 19일 오전 MBC ‘100분토론’ 홈페이지의 시청자게시판에도 게재됐다. 이날 토론 패널로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유튜브 'MBC 100분 토론' 채널 영상 갈무리
▲유튜브 'MBC 100분 토론' 채널 영상 갈무리

기후정치시민물결은 “기후정치에 대해 거대 양당의 정치인에게만 발언 기회를 제공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거대 양당은 기후위기 대응을 말하면서도 지난 국회에서는 물론 이번 총선에서도 경쟁적으로 토건·개발 공약을 내놓고 있다. 2030년까지의 기후위기 대응이 인류의 사활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이 시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릴 뿐 대다수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토건·개발 사업을 멈추는 것은 가장 중요한 기후대응이다. 이런 거대 양당의 한계를 지적하고 기후정치에 대한 균형 있는 토론이 이뤄지기 위해 거대 양당 이외에 제3당으로서 기후정치를 말하는 녹색정의당의 정치인을 패널로 추가해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기후정치의 대변자로 선정한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한다”며 “이분들이 지난 국회에서 어떤 정치 활동이나 법안 발의를 통해 기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한시가 급한 국회와 행정부의 기후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어떤 전문성을 가졌는지 저희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4·10 총선에는 거대 양당뿐만 아니라 여러 정당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기후전문가들이 기후정치의 실현을 위해 직접 출마했다.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으로 녹색정의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조천호 박사는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시청자게시판에 조천호 후보를 패널로 선정해달라는 120건 이상의 요구가 올라온 이유는 제3당으로서 기후정치를 전면에 내건 녹색정의당을 배제한 데 대한 항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누가 기후정치를 시청자들에게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패널 선정의 편파성을 지적하는 여론에 대해 제작진의 입장을 방송 이전이나 늦어도 방송 도중 진행자의 멘트로 밝혀주실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이후 제작되는 ‘100분 토론’이나 보도국의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기후정치와 관련,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기후후보, 기후전문가들이 출연해 명실상부한 기후총선 보도가 되도록 노력해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을 두고 MBC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해당 회차는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한 심각성이 총선 국면에서도 효율적인 공약이나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 데 대해 거대 양당에 책임을 묻고, 각 당이 상정하고 있는 방향성에 대한 검증을 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그를 위해 패널 두 분이 함께 하시며, 이 분들의 전문성도 누구 못지 않다고 제작진은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서는 보다 더 자주 토론의 장을 열 것이며 그에 따라 참여자도 더욱 다변화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