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 1면을 오인해 소개한 한 포털 카페 게시글
▲ 뉴욕타임스 1면을 오인해 소개한 한 포털 카페 게시글

‘드래곤볼’을 만든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별세한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추모 특집 1면을 낸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확산됐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장문의 부고 기사를 통해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를 조명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는 뉴욕타임스 1면을 ‘드래곤볼’의 주인공인 손오공의 도복 디자인으로 채운 이미지가 확산됐다. ‘드래곤볼’ 관련 한 포털 카페에는 <8일자 뉴욕타임스 1면> 제목의 글을 통해 이미지를 올렸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미국은 뉴욕타임스 1면을 손오공 도복이 가득 메웠다”며 국내 언론은 반응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엑스(트위터)에는 해외 누리꾼들이 해당 이미지를 올리며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 뉴욕타임스 1면 이미지를 만든 작가의 인스타그램 화면. 다른 이미지들도 신문 1면 디자인을 차용했다.
▲ 뉴욕타임스 1면 이미지를 만든 작가의 인스타그램 화면. 다른 이미지들도 신문 1면 디자인을 차용했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실제 뉴욕타임스 1면이 아니었다. 이미지 검색 등을 활용해 확인한 결과 해당 이미지는 일본의 한 작가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미지가 확산된 것이다. 이 작가는 뉴욕타임스 등 신문의 1면을 활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의 이미지를 다수 올렸다. 이 작가가 만든 이미지가 실제 뉴욕타임스 1면으로 오인돼 확산되고 국내에도 퍼진 것이다. 

1면 특집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뉴욕타임스가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를 외면한 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드래곤볼’의 창작자 토리야마 아키라, 향년 68세로 사망> 기사를 냈다. 기사는 부제를 통해 “그의 인기 만화는 수많은 텔레비전, 영화, 비디오 게임에 영감을 주어 일본 국경 너머의 팬들에게 다가갔다”고 했다.

▲ 뉴욕타임스의 지난 8일 토리야마 아키라의 추모 기사
▲ 뉴욕타임스의 지난 8일 토리야마 아키라의 추모 기사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서구의 주류미디어에서 인기를 얻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몇 가지 큰 예외가 있다. ‘포켓몬스터’, ‘나루토’ 그리고 ‘드래곤볼’”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속편 ‘드래곤볼Z’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이 서양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계기”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손오공은 ‘나루토’와 ‘원피스’와 같은 다른 인기 만화의 주인공들의 창작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며 “토리야마 시리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강력한 영웅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광고판, 핼러윈데이의 분장 등에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드래곤볼’ 시리즈의 주인공 손오공에 관해 뉴욕타임스는 “토리야마의 가장 위대한 창작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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