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논란이 일었던 도태우 후보의 공천 철회 요구 주장이 거셌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민의힘은 종일 도태우 후보 공천 문제로 시끄러웠다. 지난주 도태우 후보의 “5·18 민주화운동에는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이 있고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는 발언이 공론화되고, 도 후보가 사과 입장을 내놨지만 사퇴 요구 여론이 일었다.

그리고 이날 한국일보는 <‘5·18 폄훼’ 도태우 공천 두고 격론 벌어진 與... 한동훈 “어떻게 할지 좀 보자”>라는 단독 보도를 내놨다. 한국일보는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고, 한 위원장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결국 이날 오후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공천관리위원회에 도태우 후보 과거 발언 전반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면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 이상으로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 철회 요구가 강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공천 철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이견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그렇게 물어보면 예스지만 그런 표현을 썼냐, 안썼냐로 물어보면 그런 표현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라면서도 “(공천을) 재론하자는 말은 있었다. 그게 공천 철회와 같은 의미가 아니겠느냐. 재론이란 말이 나왔고 형평성 차원에서 박일호 후보 얘기가 나왔다. 사실상 공천 철회가 논의됐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 박일호 후보는 지난 8일 공천을 받았지만 도덕성 문제를 이유로 취소된 바 있다.

▲ 도태우 변호사가 지난 2019년 2월22일 VON 뉴스 유튜브 방송 도변정담에서 5‧18 북한개입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VON 뉴스 영상 갈무리
▲ 도태우 변호사가 지난 2019년 2월22일 VON 뉴스 유튜브 방송 도변정담에서 5‧18 북한개입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VON 뉴스 영상 갈무리

김 위원은 “저는 북한군이 개입했다라는 말보다 더 한 것이라도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다 말할 수 있는데, 다만 합리적 근거를 가져와서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도태우 후보는 북한군 개입을 말한 게 아니라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하고, 사과문에서 무슨 북한과 조총련 등의 움직임이라고 얘기해서 회의장에서 준비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도 후보는 지난 9일 사과문에서 “저는 2019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발족을 맞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의 왜곡 방송, 조총련의 활동 등 북한의 개입 시도에 대해 위원회가 이를 철저히 조사해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 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한화가 야구에서 9위를 했는데 한화를 응원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하느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이명박, 반박근혜, 반윤석열식이다 하면 북한과 조총련이 그거에 대해서 찬성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런데 그게 북한의 개입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김 위원은 “북한군 개입 조사 필요성,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재발한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위원장은 여러 비대위원들이 사실상 공천 철회에 준하는 내용을 주장하자 ‘계속 논의하자’는 취지로 답했다. 비대위 회의 전 주말 한 위원장은 도태우 후보의 공천 문제가 수도권 표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해들으면서 공천 재검토 문제를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날 오후 국민의힘은 한동훈 위원장의 도태우 후보 공천관리위원회 재검토 요청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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