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유튜브채널 '복수자들'의 한 장면.
▲동아일보 유튜브채널 '복수자들'의 한 장면.

지난 23일 오후 정치부 기자들이 속한 각종 카카오톡 단체방에 한 방송 프로그램 캡쳐 사진이 올라왔다. 캡쳐 사진은 동아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나온 안귀령 상근부대변인 사진이었다. 예능 형식으로 진행된 게임에서 이재명 대표와 연예인 차은우씨 중에 이재명을 선택하는 내용이었다. 

캡쳐 사진이 올라온 시점은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서울 도봉갑 지역에 전략공천이 됐다는 뉴스가 나온 직후였다.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이 25일 페이스북에 “후보들 간 어떤 경쟁력 조사도 없이, 도봉구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후보를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전략공천 방식의 결정에 속수무책이었다”며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의 전략공천을 비판한 발언을 내놨지만 주목을 받은 건 캡쳐 화면이었다. 25일 채널A는 1년 전 영상이라며 안귀령 부대변인의 게임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민주당은 언론인 출신으로서 공헌도와 서울 도봉갑에 나온 국민의힘 후보와의 대결 구도 등을 감안해 안귀령 부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봉갑에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상황에서 특별히 안 부대변인의 연고가 없어 전략공천 자격 논란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안 부대변인 전략공천 배경을 조롱하는 듯한 캡쳐물이 돌았고, 이를 언론이 기사화하면서 이슈가 커진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까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귀령 부대변인을 향해 “취향은 존중한다. 그렇지만, 만약 국민의힘 후보 중 제가 차은우보다 낫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아주 높은 확률로 굉장한 거짓말쟁이거나 굉장한 아첨꾼일 것이기 때문”이라며 조롱성 발언을 내놨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코를 대신 파주거나, 대표가 차은우보다 잘생겼다고 하는, 비위 좋은 아첨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돼버린 것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라고도 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안귀령 부대변인이 게임에서 했던 언행에 의미를 부여해 이재명 대표에게 아첨을 한 것이고 이에 따라 공천을 받은 것처럼 기정사실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롱성 게시물을 가지고 인격 비하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안귀령 부대변인의 상대인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 이름을 언급하면서 “저런 분(안귀령 부대변인)이 국회에 들어가서 나라를 망치게 해서야 되겠나. 저런 아첨꾼, 거짓말쟁이들이 국회에 들어가면 이 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아무리 급해도 다큐로 받고 험담을 하는 것은 한동훈 위원장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부대변인은 도봉갑 지역에 대해 “특별한 연고는 없다. 관련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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