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6일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걸출한 지도자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에게 크나큰 행운이었다”고 평가한 뒤 “오늘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님 앞에서 부끄럽다. 대통령님이 염원했던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6일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님은 시대를 꿰뚫는 혜안으로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곳에서 길을 밝혀주셨다. 갖은 시련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행동하는 양심의 표상이 되셨다. 그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이 전진하는 진보의 역사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상 처음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고, IMF 위기를 국민과 함께 빠르게 극복했으며, 사상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며 “노벨평화상 수상은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의 업적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많은 핍박을 받았음에도 집권 후 일체 정치보복을 하지 않는 통합의 정치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주의는 다시 위태롭고, 국민 경제와 민생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와 국제질서 속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적대와 보복의 정치, 극도로 편협한 이념의 정치로 국민통합도 더욱 멀어졌다”며 현 상황을 우려한 뒤 “오늘 이 자리가 김대중 정신과 가치를 되살리고 실천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이날 축사에서 “민주주의도, 민생경제도, 한반도 평화도 모두 붕괴 위기다. 지난 1년 7개월, 언론탄압과 노동 탄압이 되살아났다. 표현의 자유도, 집회·시위의 자유도 제한되었다. 정당한 권력 감시도, 견제와 균형도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이날 축사는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나라의 존망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님께서는 특유의 뚝심과 지혜로 사람들의 마음을 한데로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셨다.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그때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모든 국민들과 함께 해 내셨다”고 높게 평가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계셨기에 이 위대한 나라가 더 자유로워지고 더 평등해졌다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보에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며 비통해 마지않았던 대통령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하며 자신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김 전 대통령 유언이 ‘야권통합’이었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민생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신당’에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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