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당거래'에서 검사가 기자에게 향응을 제공하며 금품을 주는 모습.
▲영화 '부당거래'에서 검사가 기자에게 향응을 제공하며 금품을 주는 모습.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행한 <2023 한국의 언론인>에 따르면 ‘언론계에서 선물 및 금전 수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이 18.8%로 나타났다. ‘향응이나 접대가 발생한다’는 응답은 38.7%로 더 높았다. ‘취재원이 경비를 부담하는 국내외 출장이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은 27.2%였다. 올해 한겨레‧한국일보‧중앙일보 기자들부터 전직 뉴스타파 전문위원까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과 수상한 돈거래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언론계 파장이 컸지만 여전히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분위기가 남아있는 셈이다. 

5점 척도(1점 발생하지 않는다, 5점 자주 발생한다)로 했을 때 ‘선물 및 금전 수수’가 가장 많은 유형의 언론사는 임금 수준이 제일 낮은 인터넷신문으로 2.71점이었다. 반대로 임금 수준이 제일 높은 지상파방송사의 경우 2.29점으로 빈도가 제일 낮았다. ‘향응 접대’의 경우 경제일간지가 3.49점으로 가장 높았고 지역종합일간지가 2.88점으로 가장 낮았다. 경제일간지가 상대적으로 기업 홍보팀을 자주 상대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접대 빈도가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인 평균연봉(인센티브 및 보너스 포함, 세전)은 지상파방송 8957만원, 종편‧보도채널 7367만원, 뉴스통신사 6694만원, 전국종합일간지 6359만원, 경제일간지 6142만원, 인터넷신문 4567만원, 지역종합일간지 3744만원 순이었다. 일주일 평균 기사 작성 건수(온라인용 기사, 평기자 기준)는 전국종합일간지가 4.2건, 지역종합일간지가 8.7건, 경제일간지가 13.2건, 뉴스통신사가 15.0건, 인터넷신문이 11.7건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평균 방송 리포트 작성 건수(평기자 기준)는 지상파방송 3.3건, 지역방송 3.5건, 종편‧보도채널 3.2건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나는 기자로서 가치 있는 많은 일을 이뤄왔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응답한 언론인은 51.3%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2.6%에 그쳤다. 반면 “나는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되었다고 느낀다”는 문항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41%로 “그렇지 않다”(24.2%)는 응답보다 높았다. ‘나는 내 일의 중요성에 대해 점점 회의가 든다’는 문항에는 37.1%가 “그렇다”고 긍정했고, “그렇지 않다”는 부정은 26.4%에 그쳤다. ‘직업을 다시 선택한다면, 기자를 다시 선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가 57.6%, “없다”가 42.4%였다. 기자 10명 중 4명은 현재 업무에 회의감을 갖고 직업을 바꾸고 싶어하는 셈이다.  

기자 개인과 소속 언론사의 이념적 성향을 가장 진보 0점, 중도 5점, 보수 10점으로 설정해 11점 척도로 물은 결과에선 기자 개인의 이념 성향이 평균 4.64점, 소속 언론사의 이념 성향이 평균 5.60점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기자 개인보다 보수적인 셈이다. 매체 유형별로 보면 방송사는 기자 개인이 4.41점, 회사는 4.51점으로 격차가 가장 적었던 반면 신문사는 기자 개인이 4.76점, 회사는 6.18점으로 격차가 적지 않았다. 특히 경제일간지에서 기자 개인과 소속 언론사의 이념적 성향 차이가 2.36점으로 가장 컸다. 

이번 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메가리서치에 의뢰해 7월5일부터 10월6일까지 언론인 2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2%p다. 대면 면접조사·온라인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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