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살림남)이 어린이들이 샤워를 하는 장면을 방송해 논란이 된 가운데 다시보기를 중단하고 홈페이지 게시판을 차단했다. 

지난 6일 방영된 ‘살림남’에서 어린이들이 샤워하는 장면을 내보내 논란이 됐다. 나뭇잎 모양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화면 일부분을 가렸으나 샤워를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에 나왔다. 이후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되자 ‘살림남’ 측은 9일 “샤워 장면은 보호자인 부모 및 당사자 모두의 동의 하에 촬영되었음을 안내드린다”면서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중단되었으며 제작진은 앞으로 더욱 신중히 제작에 임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했다. OTT서비스 웨이브는 공지사항을 통해 삭제된 6일 방영분은 추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하고 다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KBS '살림남' 갈무리
▲ KBS '살림남' 갈무리

‘살림남’은 10일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을 차단했다. 이와 관련 KBS는 “프로그램 출연자분들을 욕설·비방·악성 댓글에서 보호하고자 시청자 게시판이 비공개 전환됐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심의 민원이 제기될 경우 ‘살림남’은 심의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살림남’은 지난해 8월13일 출연자 자녀의 포경 수술을 소재로 다뤄 논란이 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 140여건이 제기됐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3월14일 심의 결과 ‘어린이·청소년 출연자 인권 보호’ 등 조항을 적용해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권고’를 의결했다. ‘권고’는 ‘의견제시’보다 높은 수준의 행정지도지만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감점 사유로 작용하는 법정 제재는 아니다. 

이날 회의록에 따르면 김유진 심의위원은 “부모와 자녀들 사이 성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고 전문가를 찾아가서 성교육을 받는 기회를 마련하는 취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미성년자를 출연시키는 만큼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했다. 김우석 심의위원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아이들이 나와 노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당사자가 동의를 했다고 해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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